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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슈톡톡】 혼밥, 혼술, 혼영에 대한 찬반
카테고리 여론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다

                   

 1인 또는 2인 가구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이제 우리에게 혼밥, 혼술, 혼영 등은 낯설지 않으며,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변화했을까? 가령 필자의 어머니께서는 약 20여년 전 필자를 임신하셨을 때, 만둣국이 드시고 싶으셔서 큰 용기를 내어 만둣국 가게에 가신 경험이 있다.

 요즘에서야 임산부이든 학생이든 노인이든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지만, 2000년대만 생각하더라도 “저 사람은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나”라는 식의 비아냥을 듣거나 사람들의 어색하고 신기해하는 시선이 흔했다. 그렇게 만둣국을 다 드신 어머니께서는 아직까지도 그때의 부끄러움을 잊지 못하신다며 필자에게 종종 말씀하시곤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은 심리적 자유를 누리는 인간의 당연한 행위 중 하나인데 왜 사람들은 그것을 어색하게 생각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사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식사는 밥을 먹는 행위 자체를 넘어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수단으로 쓰인다. 회식 문화 역시 그 예시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행위와 공동체를 중시하는 문화에 더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일부는 혼밥을 안 좋게 바라볼 수도 있다. 물론 공동체는 벗어날 수도, 무시할 수도 없지만 사회적 관계는 자신을 먼저 아는데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에 오히려 혼자 하는 행위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본인에게 집중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최근 증가하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세대에게도 해당될 수 있다. 중장년층 세대에서는 여성의 가사노동 비율이, 남성의 경제적 활동 비율이 더 크다. 따라서 남성에게는 혼자 하는 가사의 어려움이, 여성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식사, 여행, 쇼핑 등 의식주를 혼자 해결하고 경험해보며 서로 부족한 부분에서 자립심을 기르고, 이를 가정 안에서 도움을 주는 식으로 발전시킨다면 혼자 하는 것에 대한 이로움은 더이상 1인 가구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체를 중시하며 혼자 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와 염려의 시선이 개인을 응원하고 발전시키는 시선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민주<신문방송학과·2>


‘혼자’가 가져온 고립의 그림자
 
 서울시가 2023년 발표한 ‘서울시 먹거리 통계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거주 성인의 83.1%는 일주일에 최소 1회, 평균 4.5회 ‘혼밥’을 한다고 조사됐다. 이러한 수치는 개인의 자유와 독립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함께와 화합’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사람들은 더 이상 집단의 흐름에 함께 할 것을 강요하지도, 따르지도 않게 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적 가치와 자유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혼자’를 즐기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타인과의 유대와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안정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는다. 즉, 줄어든 교류는 고립감과 우울감 등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가로, 혼자 하는 활동의 증가는 사회적 연결망의 약화를 초래한다. 이는 사회적 안전망의 약화와 복지 사각지대의 증가를 야기해 사회적 약자의 고립과 도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발생이 2017년 2,412건에서 2021년 3,378건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는 결코 개인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약해진 사회적 연대는 무관심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떠나가게 만든 것이다.

 니체는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스스로 만들어 낸 개인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차가워진 세상의 모습에 손가락질하고, 밖을 향한 담장을 더 높게 쌓아 올린다. 하지만 빛을 잃어버린 세상에서도 우리는 손을 맞잡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 마음속의 작은 불빛이 모여 커다란 등불이 됐을 때, 우리는 비로소 눈부시고 따뜻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지용<문헌정보학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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