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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와우촌감】 꾸지람의 미학
카테고리 칼럼
꾸지람의 미학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 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면 전후 사정을 파악한 후 칭찬보다는 꾸지람에 가까운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 다반사이다. 그래서 다수의 사람들은 그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또 다수의 사람들은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 전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긍정적 결과와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는 상태에서 칭찬이 아닌 꾸지람으로 돌아오니 그를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후자들 역시 자신의 행동에 대한 긍정적 결과와 자신감에 대해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는 상태에서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들으니 그를 싫어할 수 없는 것이다. 양자의 결과적 행동을 동일하지만 그 과정적 행동은 상반된다. 곧 자신의 행동 결과에 대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지, 그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운지의 차이이다. 이는 본인 행동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본인의 행동에 대한 반성적 사고와 태도에서 비롯된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꾸지람’은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는 말로 정의되고, ‘칭찬’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는 말로 정의된다. 곧 ‘꾸지람’은 ‘잘못’에 대해서, ‘칭찬’은 ‘좋은 점, 훌륭한 일’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으로, ‘꾸지람’과 ‘칭찬’의 의미 영역은 명백하게 구분되어 있다. ‘잘못’에 대해 칭찬하거나 ‘좋은 점’과 ‘훌륭한 일’에 대해 꾸짖는 일은 분명 그릇되고 모순된 행위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역행적 발화가 그릇되고 모순된 행위임을 분명 인지하면서도 전자들은 이러한 칭찬의 발화만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의 근원은 꾸지람, 꾸중, 야단, 잔소리에 인색하고 칭찬, 찬양, 칭송, 아첨에 너그러운 성장 과정에 있지 않나 하는 조심스러운 진단을 하게 된다.

 칭찬에 인색한 사람의 ‘꾸지람’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고 천착해 그 이유와 원인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분석한 후에야 그 ‘꾸지람’이 나에게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학생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칭찬은 자만과 도태를 불러오고, 꾸지람은 성찰과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을 다시금 새겨 보기 바란다.
 
신호철<국어교육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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