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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책길】 청년기본소득, 매달 받는 용돈이 되지 않기 위해
카테고리 칼럼
 우리나라 청년들의 삶은 너무나 어렵다. 주위 어른들은 과거엔 대학만 졸업하면 좋은 직장이 기다리고 있었고, 결혼한 뒤 내 집 마련은 누구든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이 시대 청년들의 겪는 경제적 고통은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 청년층(15~29세)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7.2%로 2015년 집계 대비 5% 치솟았다”고 밝혔다. 경제고통지수는 특정 시점의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에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해 산출한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해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알 수 있다.

 청년들의 삶이 전보다 더 어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외쳐왔으나 오히려 어려움이 더 많아졌다. 취업준비생들을 중심으로 결과적 평등의 논란과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제기된 사건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취업준비생과 정규직 노조 등의 반발로 인해 ‘인국공 사태’를 일으켰다. 사실상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가 아닌가.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 좌절과 경제적 부담을 키우는 역주행 정책을 그만둬야 한다. 오히려 노동 개혁을 통해 청년들의 분노를 잠재우고 취업률을 높일 궁리를 해야 한다.

 청년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니 청년기본소득으로 청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주자는 주장이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청년기본소득으로 근로연령대 인구인 청년에게 구직활동이나 교육 훈련 같은 조건을 달지 않고 무조건 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은 경기도에서 실시한 청년배당을 보완한 것이나 다름없다.
 
 19세부터 29세까지 청년에게 1년에 200만 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과연 청년문제를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까. 무차별적으로 14조 원이라는 금액을 기본소득으로 나눠준다는 것은 너무나 큰 예산 투자나 다름없다. 현금을 골고루 나눠준다고 취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소득계층이 변화되지 못한다. 오히려 정부는 기본소득으로 들어갈 예산을 청년들의 직업역량 향상과 노동시장 진입 등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한 달에 약 16만 원짜리 용돈으로 청년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대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셈이다.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청년의 삶을 더 자세히 본 뒤 문제해결에 최적화된 정책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맹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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