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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암광장】 온라인 세상 속 일그러진 영웅들
카테고리 여론
 
 지난달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故 손정민 씨(22) 사건과 관련해 손 씨가 실종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와 A 씨 가족을 겨냥한 ‘온라인 신상털기’ 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신상털기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아낸 개인의 신상 정보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신상털기가 만연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범죄 사건이 일단락된 후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 당장 내가 사는 아파트에 그러한 피의자가 산다면 불안한 마음에 잠을 못 이룰 것이다. 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올리는 디지털 교도소와 양육비를 고의로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한 ‘배드 파더스’ 등 개인 정보 신상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이어졌으며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온라인 신상털기가 만연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을 들 수 있다. 지난 19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각 37개 회원국의 국민 1,000명에게 ‘법원을 신뢰하느냐’고 물었을 때, ‘신뢰한다’는 응답이 한국에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누리꾼이 나서서 범죄자,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나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한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잘못된 정보 확산으로 오해를 사게 된 사람들의 신상 정보가 퍼지기도 하고, 사건과 관련이 없는 피의자의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갈 우려도 있다. 아무리 잔인하고 끔찍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경찰 측이 2차 피해를 우려해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이의 이유다. 
 
 반인륜적 범죄 내용과 비교해 처벌 수위가 약하다고 느껴 사법체계를 믿지 못하게 되는 형국에서 우리는 사적 복수를 하는 ‘다크 히어로’가 나오는 드라마에 열광하기도 한다. ‘온라인 신상털기’ 수위가 도를 넘는 요즘, 잘못된 정의감으로 뭉치게 된 누리꾼 개개인을 책망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정으로 우리가 비판해야 하는 궁극적인 문제를 지나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사법부는 사법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힘써 더는 개개인이 앞장서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김대현<신문방송한국문화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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