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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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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저자: 이석원/출판사: 달 출판사]
 
‘한때 친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간직하고 있기를. 그래서 당신에 대한 나의, 더불어 우리의 신뢰가 지속되기를’
 
 이 책은 간결하면서 담백한 ‘작은 책’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으로 2018년 첫 출간됐다. 그러나 소박하게 담고자 한 바람과 달리 400페이지 가까운 긴 책의 분량이 됐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소품집>은 2021년 다시 선보인 개정판이다. 보통 작가는 개정판에 분량을 추가하지만 이 책의 경우 분량을 축소하는 작업을 거쳤다. 필요하면서 소중한 글들만 모아놓은 소품집이기에 활자가 주는 행복감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다. 

 책은 크게 6개 파트로 이뤄져 있다. 파트 안에서도 여러 개의 소주제 글이 구성돼 작가가 느낀 그날의 감정을 솔직담백하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인상 깊게 읽었던 파트는 <2부 내가 사는 작은 동네엔 - 결론>이다. 실패를 처음 경험한 스물일곱, 무력감과 절망감으로 입에 캔맥주를 달고 살았다. 작가는 당시 스물일곱이 서른을 앞둔, 어른의 나이였다고 생각해 모든게 끝났다는 결론을 단정 지었다.

 작가는 스물일곱의 어린나이에 삶의 결론을 지었던 자신을 다시 생각하면 부끄럽다고 했다. 그 뒤로도 뜨겁고 차가운 시간을 겪으며 결론 내리는 일을 계속해서 반복했기 때문이다. 서른.. 서른다섯.. 마흔.. 수없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결론을 내렸다. 

 ‘그때, 그토록 절망했던 20년 전의 나는 그 후 내가 이렇게나 많은 일들을 겪게 될 줄 알았을까요? 아무것도 속단할 필요는 없었던 거예요’라며 어느 상황이든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는 현재 살아가는 삶의 결론을 확신할 수 있는가. 끝을 확정 짓는 것보다 앞으로 생각지 못한 일들이 펼쳐질 기대를 하며 현재 상황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가끔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는 심지어 자신도 외면하는 고민이나 생각을 한다. 작가는 그런 감정을 솔직하며 무덤덤하게 써 내려가, 이 책을 읽다보면 내 본 모습을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을 정리해 주기도 하고, 또 다른 해결법을 찾아주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의 끄덕임을 했는지 셀 수 없다. 이 끄덕임은 같은 생각을 가진 글에 대한 공감과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또는 다른 생각을 가진 작가의 글을 보고 나온 행동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글이 주는 공감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최소망 정기자>
thakd4958@c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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