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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추천영화도서】 바비 & 공룡의 이동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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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바비
 
“바비는 언제나 즐거운 날을 보내지만, 켄은 바비가 바라볼 때만 즐거운 날을 보낸다.”
 
 다양한 바비로 가득한 바비랜드에서 주인공인 표준형 바비(이하 바비)는 어느 날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 세계로 온 바비와 켄은 현실 세계와 바비랜드는 남성과 여성의 지위가 반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기존의 바비랜드와 현실 세계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비’가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주체적인 삶이다.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운동을 중심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위 성별 갈라치기가 심각하다. 그러나 바비는 사회의 구조와 기존의 관습에 휩쓸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살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는 페미니즘을 기본으로 하고는 있지만, 단순히 여성 인권 상장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바비랜드는 완벽한 페미니즘이 실현된 세계지만, 켄이 들여온 어설픈 가부장제에 무너져 버린다. 이는 페미니즘의 목적이 여성 인권 신장과 평등이 아닌 페미니즘 그 자체가 된다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감독 그레타 거윅은 “바비도 결국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약해도 되고, 괴로워도 된다는 것, 그래도 바비는 바비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결말에서 바비는 바비이고 켄은 켄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영화를 보며 여성과 남성이기 이전에, ‘내’가 누구인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책]-공룡의 이동 경로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과 그 마음에 가장 열렬한 시기에도 시차가 있다. 늘 같지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혼자인 것 같고 외로워지고.”
 
 ‘공룡의 이동경로’는 다섯 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돼 있다. 차례대로 주희, 현우, 솔아, 지원, 그리고 공룡 피망이가 서술자가 돼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 책은 기승전결을 맞춘 전개가 탄탄한 부류의 소설이 아니다. 열린 결말 특유의 밍숭맹숭한 맛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책에서 주희와 현우는 연인이지만, 주희는 사실 솔아와 지원에게 더 큰 영향을 받고 관심을 가진다. 현우는 스스로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주희를 온전히 사랑한다. 솔아는 지원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지원은 그런 솔아를 먼저 알아챌 만큼 단단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아니다.

 이들 각자의 눈을 빌려 그들의 세상을 훔쳐보다 보면, 마치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건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들 넷의 모습을 전부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는 난제 같은 것이라 나이를 먹거나 지식을 많이 안다고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묘사한 섬세한 문장들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간관계에 고민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김예은 정기자>
ing11098@cju.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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