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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소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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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저자: 한강/출판사: 창비]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장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군상극이다. 1980년 5월 18일에 시작된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강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 정교한 문장을 통해 인물들 내면의 고통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2017년 이탈리아의 문학상 중 하나인 말라파르테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전 세계 15여 개국에 번역 출판되는 등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도청 상무관에서 일하고 있는 중학교 3학년 동호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동호가 상문관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친구 정대의 죽음으로, 2장에서 죽은 정대의 시점을 보여준다. 이로써 5·18 민주화운동 당시 어린아이들도 맞닥뜨려야 했던 비인간적인 참상을 보여준다.

 3장에서부터는 5·18 이후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3장은 동호와 상무관에서 일했던 은숙의 시점, 4장은 총을 들고 저항하다 수감돼 고문받았던 익명인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이어 5장은 후유증으로 불면증을 앓는 선주의 시점, 6장은 유가족의 시점이다. 이들 모두는 살아있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5·18을 회상한다.

 작가는 케이야(KBS 뉴스의 디지털 영상 브랜드)의 인터뷰에서 ‘살아있음에 죄책감을 느끼는 생존자들에게 죽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답한 적이 있다. 살아있는 것이 치욕으로 느껴지는 삶은 어떤 삶일까. 이 책은 5·18 생존자들이 그저 피해자나 5,000~6,000명이라는 숫자로 정의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들은 부당한 권력에 맞선 운동가였고, 각자 삶의 주인공이었다. 이것이 내가 감히 이 책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다룬 창작물 중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군상극이라는 형태와 작가의 시적인 문장은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주인공이 누구이고 누구에게 말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보다, 인물의 마음을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도 타인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다고 한다. 이해하려고 애쓰기보다 그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고 해보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끝나지 않는 5월의 이야기다. 6월로 넘어가는 5월의 끝자락인 지금, 이 책을 읽으며 올해로 43주년인 5·18 민주화운동을 기려보면 어떨까.
 
 
<김예은 수습기자>
ing11098@cju.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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