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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슈톡톡】 SNL, 패러디인가 희롱인가
카테고리 여론


패러디는 모두가 웃을 때 통한다
 
 인기 있는 모든 것들은 우선 패러디부터 하고 보는 요즘, 2차 웃음을 유발해내는 패러디 기법은 여러 방면에서 반응이 좋다. 그러나 최근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3’에서 보인 패러디를 두고 시청자의 반응이 엇갈렸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복수를 꿈꾸는 내용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일부 장면을 패러디한 까닭이다. 더 글로리는 실제 2006년 일어난 청주 고데기 사건을 연상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린 화제작이다. 

 해당 예능프로그램은 고데기로 피해자 신체 일부를 지지는 장면을 신체 대신 쥐포로 대체해 패러디했다.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개그 소재로 사용한 점은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개그는 개그일 뿐이다’, ‘개그는 단지 재미로만 시청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실제 사건을 희화화하는 건 불편하다’, ‘학교폭력을 개그 소재로 쓰이는 건 아니지 않냐’ 등의 다수의 비판이 뒤따랐다.

 다수의 반응과 같이 이번 패러디를 단순히 웃어넘기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한 장면을 희화화해 웃음거리로 소비시켰으며, 학교폭력의 경중을 가볍게 여기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가중시켰다. 원작을 비틀어 풍자적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표현방식인 패러디의 기본 본질에서 벗어난 결과다.

 그간 해당 예능프로그램은 특유의 과감하고 솔직한 패러디로 많은 이의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이번 패러디는 시청자 모두를 웃지 못하게 했다.

 누군가의 아픔을, 누군가의 가해행위를 웃음으로 소비하게 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패러디는 모두가 웃을 수 있을 때 통하는 법이다.
 
박성연<광고홍보학과·3>


현실과 풍자 그 어딘가 사이에 
 
 나는 그간 개그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지는 와중에 SNL이 우리의 웃음을 책임져 주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 사회에 대한 풍자로 사람들에게 공감과 사이다를 주기에 사람들이 더 많이 시청하는 것 같다. 특히 선을 넘을 것 같으면서 넘지 않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SNL에서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를 패러디해 ‘더 칼로리’라는 코너를 방송했다. 방송 당시에는 좋은 반응이었는데, 얼마 뒤 사람들의 여론이 갈리는 기사를 봤다. 

 ‘더 글로리’의 장면 중 일부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몸에 고데기를 대는 장면이 있는데, SNL은 이 부분을 패러디했다. 사람들은 ‘개그여도 저런 장면으로 웃음을 주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반대 측은 ‘개그는 개그로 받아들여라’는 의견이 나왔다. 

 나는 처음에는 매체를 접했을 때 그저 재미로만 느꼈다. 하지만 댓글을 보니 피해자는 자신의 트라우마가 개그 소재로 쓰이는 것이 괴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그가 어렵다는 것을 여기서 느낄 수 있다. 선은 넘지 않되 사람들에게 사회에 대한 비판 혹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드라마를 보지 않고 개그로 접했다면, 이 사건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다시 바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패러디는 피해자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고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외 다른 코너를 보면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를 잘 풍자해 웃을 수만은 없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SNL은 지금의 선에서 더 나가지 말고 이 선을 지킨 채로 계속 방영했으면 좋겠다.
 
김예진<문헌정보학전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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