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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암로】 직접경험치가 알려주는 삶의 의의
카테고리 칼럼


 일도양단하듯 선명한 결론만을 보여주는 보도에 갈증이 있었다. 특히 비난의 인식을 강하게 보여주는 기사가 그런데, 이번 사회2면에서 다룬 ‘카공족’과 관련한 보도가 그랬다. 모든 기사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는 점은 확실히 해둔다. 기존에 보도된 기사엔 공통적으로 문제가 다분한 카공족들의 존재로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담겨 있었다. 대처법으로 ‘카공족 퇴치법’을 공유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있었고, 카공족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해당 보도에서 느꼈던 갈증은 입장의 양극화로 마무리된 점이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훨씬 논쟁적이고 풍부한 이야기들이 좀 더 공론장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악 구도만을 형성한 채로 끝나는 것이 아닌, 사장과 카공족의 입장에서 서로가 얼마나 더 배려할 수 있는지, 뭘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 합의점을 찾는 대안도 필요해 보였다. 

 카공족과 관련한 우리대학 구성원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학우, 교수님, 인근 카페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부 카공족들의 잘못된 특권의식이 문제점이라는 점과 그들의 행태가 자영업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은 동의했다. 하지만 카공족과 카페 사장의 입장이 양극화되는 것은 지양하길 원했다. 부정적 단면이 전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특정 구성원 전부를 정죄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시사인 차형석 기자는 "이해관계자가 많을수록 일도양단하듯 선명한 결론을 내놓기 어렵다. 각자 처지와 입장에 따라 관점이 다르며, 완벽한 동의가 어려워도 일리 있는 의견을 내놓는다"고 말한다. 우리가 만난 취재원이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변할 순 없겠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견해를 가진 취재원을 만나는 것이 사안의 입체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간접경험치가 폭발적으로 쌓이는 시대다. 유튜브 동영상 3분, 숏츠 60초로 보게 되는 정보가 점점 편해지는데, 이마저도 2배속, 10초 넘기기 등을 이용한다. <청대신문>도 학우들에게 학내외 이슈의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몇천 자의 기사를 짧게 요약한 카드뉴스를 만든다. 지면의 정의로써 기사를 보는 형태의 소비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결국 많은 정보의 핵심만 취하는 능력이 하나의 정보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능력보다 우선시 된 세상이 됐다. 하지만 정보의 습득과 사고하는 과정, 그리고 어떤 사안에 대해 비판적인 내 생각을 만들어가는 것은 짧은 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소설책 데미안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이 유명한 구절을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취재’의 과정 또한 알에서 나오려고 싸우는 과정과 비슷하다.  

 취재를 통한 직접경험치가 알려주는 삶의 의의는 분명 귀하다. 적어도 지금까지 취재를 통해 얻은 교훈은 그렇다. 기자는 계속해서 이러한 가치들을 발굴해내고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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