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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암로】 대학 내 마지막 공론장을 지켜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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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공론장이라니. 대학사회를 겪어본 이들에겐 가슴 아픈 이야기일 것이다. ‘공론장’이라는 단어는 사회구성원 간의 합리적 토론을 통해 보편적 이익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담론적 공간을 말한다.

 대학 언론은 여전히 공론장의 중요한 일부다. 대학사회에서 공론장의 많은 부분을 미디어가 차지하고 있고 독자들은 보도를 통해 대학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고민한다.

 오늘날 학보사는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학보사는 과연 필요할까.

지난 5년 간 기자 활동을 하며 2022년 <청대신문> 편집국장으로서 대학본부와 학우들의 알권리를 위해 숨 쉬어 왔다. 또 기자 모두가 마음속에 응어리가 생기고 괴로워하며 치열한 고민 끝에 진실만을 보도했다. 

 지난 2017년 수습기자 시절 <청대신문>은 학교 측의 신문 회수로 백지발행을 시도했고, 주간 교수의 사퇴로 신문사 활동이 중단돼 정상 발행을 하지 못했다. 당시 탄압을 몸소 체감해 그날부터 언론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대학의 안녕을 묻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대학본부는 예산이라는 명목 아래 종이신문 발행을 3년째 중단하고 있다. 발행권을 가진 대학 입장에서 지도권이라는 논리를 이용해 정당화하고 있는 꼴이다.

 옆 국립대학 학보가 사무실 앞으로 오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왜 종이신문 발행이 필요한지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인터넷 포털에 올라가는 뉴스의 신속성과 속보성, 쌍방향 소통 등을 쫓아가는 것은 무리다. 다만 종이신문이 가지는 고유성과 세상을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선별성, 그리고 다양한 색과 이야기가 담긴 편집성, 심층성 등은 종이신문의 필요성을 대변한다. 디지털 미디어를 중심으로 뉴스 소비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와 자극성 등을 이유로 독자들은 신뢰를 잃어 최근 정제된 레거시 미디어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특히 대학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이나 대학 내외를 향한 대학 이미지 형성에 있어서 주요 통로가 되기 때문에 종이신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결국엔 종이신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모두가 아는 말이지만 대학의 주인은 학생이다. 주인에게 외면받는 대학은 살아남을 수 없다. 진실을 전하고 대학의 역사를 기록하는 학보사는 주인들에게 대학본부와 학생사회 중간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을 치고 있다.

 그동안의 아쉬운 점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해 보람차다. 이전의 아쉬움은 뒤로 묻고 <청대신문>은 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추운 겨울은 시작됐고, 봄은 또다시 찾아온다. 2023학년도 <청대신문>은 바르게 보고 빼어나게 생각하며 여러분께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숨 가쁘게 뛰어다닐 날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청대신문>에서의 마지막 부르짖음이다. 대학 내 마지막 공론장을 지켜내기 위해 5년간 대학 언론에 몸담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가 얼마나 제대로 된 몫을 해왔는지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우리는 모두 척박한 공간 위에 놓여 붓이 꺾이는 날이 찾아와도 끝까지 살아남아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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