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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자투고】 어른이 된다는 것
카테고리 여론

 평생 어른이 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느새 어른이 되고도 두 해 반이나 지났다. 그래도 아직은 진정한 어른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뭐든지 잘할 수 있고 멋있는 사람이 돼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돼보니 놀기 좋아하고 아직도 스스로 해내지 못하는 것이 많은데 나이만 그대로 스물한 살이 돼 있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할지 머릿속으로 떠올려 봤지만, 어른은 어때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어른스럽다’라는 말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할 일을 해내고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듯 싶다. 

 요즘은 어른이지만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보여 어린이들에게 내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논란이 됐던 노키즈존이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아직 공중도덕에 익숙치 않아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거나 뛰어다니는 등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주변 사람으로부터 배워가며 예의를 갖추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노키즈존의 등장으로 아이들에게 배울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노키즈존 때문에 입장을 거부당했을 때, 아이들은 자신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심정은 어떠할까. 실망과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어린아이가 겪지 않았으면 하는 감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흔히 들려오는 진상손님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부분 어른이다. 하지만 노어덜트 존을 만들진 않는다. 강자에게는 약한 척, 약한 상대에게는 강한척하는 것을 가리키는 ‘강약약강’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아직도 나는 어른스럽다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약자들에게 먼저 선의를 베풀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 쿨함과 예의 없음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 그것이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다.
 
김원희<문헌정보학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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