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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획】 대학에 가지 않아도 계속되는 삶 - 대학 비진학 청년이 겪는 현실에 대해
카테고리 기획

대학에 가지 않아도 계속되는 삶

대학 비진학 청년이 겪는 현실에 대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이 있다. 대학 입시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 아닌, 자발적인 이유로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들이다. 다양한 방향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대학 비진학 청년의 삶과 이들이 겪는 현실을 취재해봤다.
                                                                                       
<편집자주>

“얼른 사회에 진출해서 경력을 쌓고 싶어요”

▲청주 대성여자상업고 오소희(19) 학생(우측)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 전은빈 정기자
 
 취업 준비를 하느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분주한 삶을 사는 오소희 씨는 “아무래도 고3이라 취업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주변 친구들도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성화고를 진학하게 된 계기는 “중학생 때부터 바로 취업하고 싶었고, 가족들이 권유했다”고 답했다. 주위에도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친구 부모님이 특성화고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 진학하지 못한 친구도 있다”고 전했다.

 오 씨는 특성화고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산학반’을 도움 되는 활동으로 꼽으며 “취업에 필요한 이론수업과 실무수업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현장실습에 대해“학교생활을 하지 못해 아쉽지만 회사 생활도 재밌다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기대감을 가졌다.

  오 씨는 “취업 후 대학 진학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진학을 고려해 볼 것”이라며 “아직 대학 진학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대학 비진학을 선택한 현재 삶의 만족도? “지금은 완전 100%”

▲인터뷰를 진행한 김정은 씨(21) / 사진=정수연 부장기자
 
  브랜드 창업을 꿈꾸는 대학 비진학 청년 김정은 씨는 현재 의류매장에 취업해 일하고 있다. 업무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60% 만족한다”며 “적응해서 잘 지내고 만족하지만, 직접 디자인한 옷에 대한 욕망이 있기에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중학교 때 국제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했었는데, 이후 대학 진학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비진학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랜 고민으로 대학 비진학을 선택했을 때 주변 반응은 유쾌하지 않았다. “외부의 많은 어른이 자퇴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었다”며 “오랜 고민 끝의 결정인데 모두 반대해 살짝 화가 날 뻔도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대학 비진학 청년의 삶에서 우려하던 불편은 존재했다. 본인을 소개할 때 나이를 밝히면 “당연하게 어느 대학 다니냐는 질문을 받는다”며 “대학에 안 다닌다고 하면 약간 무시하는 시선을 받을 때가 있다”고 답했다. 혜택에서는 “대학생 할인 같은 경우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받지 못한다”는 점에 아쉬워했다. 

 대학 비진학을 선택한 현재 삶의 만족도를 묻자 “지금은 완전 100%”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당시에는 대부분의 친구가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불안감이 컸지만, 대학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진학하면 되기에 지금은 문제 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현재는 패션 관련 공부에 집중하고 싶어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학 진학 여부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싫어할까 봐’, ‘사회적 분위기’ 등을 이유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도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회에 일찍 나오는 것도 많은 배움이 있고, 대학은 필요성을 느낄 때 가도 괜찮다”며 “20대를 원치 않은 시간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해봐도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여부로 차별을 체감하는 학생들

▲‘특성화고 재학생의 대학 진학 및 대학 비진학 인식’ 관련 설문조사 결과 / 인포그래픽=전은빈 정기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에 따르면, 특성화고는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분야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또는 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학교이다.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둔 일반고 학생과 달리 특성화고 학생들은 자기 전공에 따라 교육을 받고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직업 교육을 목적으로 둔 특성화고의 대학 진학률은 상승세를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1년도 충북 내 특성화고 졸업생 대학 진학률은 56.2%로 졸업생 3,489명 가운데 1,963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이는 20년도 진학률인 51%보다 5.2% 상승한 모습이다. 

 충북 내 특성화고 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달 12일부터 26일까지 ‘대학 진학 및 대학 비진학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49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대학에 진학할 예정인가에 대한 질문에 71.4%(35명)의 학생이 ‘예’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복수 선택으로 ‘대학을 진학해 원하는 실무공부를 하고 싶기 때문’과 ‘실력도 중요하지만, 학력도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 동일한 43.2%(16명)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특성화고 재학생이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위에 인터뷰를 진행한 오 씨는 “대학 진학 여부에 따라 취업 후 연봉 차이에서 불평등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학력별 정규직 월급 추이>에 따르면 연봉 차이가 발생한다. 19년도 대학교를 졸업한 직장인의 월급 평균은 361만 9,000원이었다. 그러나, 비진학 청년은 평균 264만 2,000원이었으며 약 100만 원가량의 월급 차이를 기록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대학 비진학에 대한 편견을 체감하고 있다. ‘대학 비진학’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79.6%(39명)의 학생이 ‘예’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복수 선택으로 ‘대학 비진학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 87.5%(35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사회적 편견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의 노력은?

▲청주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이하 꿈드림 지원센터) 김지혜 팀장 / 사진=박성연 정기자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2021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 학교를 그만둔 후 겪는 어려움으로 선입견, 편견, 무시가 26.1%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김지혜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 청년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말을 이었다. “오랫동안 지속된 사회적 편견을 바꾸는 일이 단기간에 변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안타깝다”며 사회 통념상 문제가 있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고정적인 인식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회적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학생보다는 청소년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청소년증 사용, 공모전과 대회의 자격요건으로 중·고등학생이라고 표기되기보다 청소년 또는 해당 연령으로 표기하는 것처럼 모든 청소년이 학생은 아니라는 인식이 곳곳에서 이뤄져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또한, “매체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긍정적인 이미지로 꾸준히 노출, 활용돼야 할 것”이라며 매체에서 표현되는 학교 밖 청소년의 이미지 개선에 중요성을 언급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학교에 다니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며 “학업, 진로 고민에 대한 정보와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이 할 일, 대학 비진학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선

▲어근선 협동조합 ‘쓸모’(前 은평청년정책연구소) 실무 대표 / 사진=장홍준 정기자
 
 협동조합 ‘쓸모’에서는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아 실효적인 정책을 제안하기 위한 일들을 해왔다. 어근선 대표는 지역에서 비진학 청년들을 위해 ‘경력’을 채워주고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한 부분으로 꼽았다. “경력 같은 경우는 결과론적으로 일을 시키는 것인데 잡일만 시킨다면 문제가 된다. 비진학 청년이 일을 배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연결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비진학 청년이 하고자 하는 일이 명확히 잡혀 있다면 지역에서 필요한 자원들을 연계하고 홍보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대학 비진학 청년들을 위해 정책 형성, 프로젝트 지원 등에 앞서 먼저 이뤄져야 할 일은 무엇일까. 어 대표는 “비진학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그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답했다. 또한, “최소한 해당 지역 청년 전체 1%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중요한 점”이라 말했다. “대표성을 가질 순 없겠지만, 청년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 이야기를 모아봐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며 “그런 명분을 전제로 관공서에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비진학 청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시작하기에 앞서 전제를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당장 필요한 것은 개인마다 다를 거고 그중에서 제일 시급한 걸 찾아내 처리해 주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 과정에서 지역 사업체, 관공서 등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부분에 대한 합의를 내야 지속적인 활동이나 정책들이 생기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아연 편집부국장>
000zn@cju.ac.kr
 
<정수연 부장기자>
jsuy0607@cju.ac.kr
 
<박성연 정기자>
2021011145@cju.ac.kr
 
<장홍준 정기자>
cosmaaa@cju.ac.kr 
 
<전은빈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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