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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획】 상생하는 대학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 총학·노조 갈등 합의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카테고리 기획


▲ 왼쪽부터 우리대학 총학생회 사무실, 총장실, 노동조합 사무실이다. / 사진=이아연, 박성연 기자


▲지난 1일 우리대학 노동조합이 교직원 점심시간을 활용해 집회하고 있다. / 사진=이아연 기자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 중단됐던 노동조합 쟁의 활동이 다시 시작했다. 지난 2월 총학생회가 노조의 현수막을 강제철거하면서 시작된 학내분규 사태는 지난 4월 마무리된 듯 보였으나, 노조의 현수막은 아직도 학내에 휘날리고 있다. 5개월이 지난 현재 대학 당국과 노조 그리고 총학생회의 합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일시적 갈등 봉합, 그 이후
 “2021년 교육부역량진단 평가 결과 이후에도 노사가 단체협약체결을 하지 못할 경우 노동조합은 쟁의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이는 지난 4월 대학 당국과 노동조합(이하 노조)가 합의한 협의안 4항에 기재된 내용이다. 일시적 갈등 봉합의 성격을 띤 이 조항은 다시 대학 내에 노조의 현수막이 걸리게 된 의미를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월 총학생회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앞두고 학내 분규 불안감 조성으로 인한 면학 분위기 저해 등을 이유로 노조의 현수막을 철거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노동기본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현수막을 강제 철거한 총학생회 소속 학우들을 고소했다. 이후 총학생회는 노조 박용기 지부장 및 집행부 퇴진 운동, 단식투쟁 등의 분쟁을 벌였고, 지난 4월 3자 협의안을 중심으로 총학생회 고소를 취하했다. 더불어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교육부 집회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시적 봉합이었던 협의안 작성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대학 학내분규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존폐위기 속 학내 구성원 간의 화합이 분명히 필요해 보이는 시점에 우리대학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에 당면했다.
 
 
∎ 학우들이 다니고 싶은 대학을 위해
 지난달 24일 대학문화관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우성제(경영학과·4) 총학생회장을 만났다. 지난 4월 대학 당국과 노조가 8월까지 노조 활동을 유보하기로 한 이후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 “대학구성원 모두가 평가에 최선을 다하는 쪽으로 합의했기에 노조와의 마찰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노조에서 다시 선전물을 설치하고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 우성제 총학생회장은 “노조의 활동 재개는 학생대표로서 그리고 졸업 예정 중인 한 명의 학생으로서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도서관에 인접한 본관에서 진행되는 노조의 투쟁은 면학 분위기 저해를 초래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려를 전했다.
 
 그는 오랜 시간 진행된 대학 당국과 노조의 대립 속에서 대학구성원들이 화합하기 위해  “2018년부터 학생의 안정과 구성원들의 하나같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동안의 아픔은 우리에게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대학의 모습, 그리고 하나의 경험으로 남았다”며 “앞으로도 우리 대학의 발전된 모습과 학생들을 위한 대학이 되기 위해 총학생회를 비롯한 모든 학생회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총학생회의 역할을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는 신입생 충원 경쟁,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존폐위기 등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간과하고 있다”며 우리대학 학우들이 졸업 후 4년간의 대학 생활에 대한 좋은 기억,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학교, 입학 예정 중인 신입생들이 오고 싶은 학교가 되려면 학생이 존재해야 하고 학생이 있어야 학교와 노조가 존재할 수 있다”고 전하며 학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총학생회 활동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며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학생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봉사하는 마음과 낮은 자세로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 우리대학 노동조합이 설치한 현수막이다. / 사진=맹찬호 기자

 ∎ 실질적인 해결책을 들을 수 없어
 지난 4월 학교 당국과 노조가 합의한 협의안 3항에는 “대학 당국과 노조는 각 3~5인의 실무위원을 구성하며, 임단협 타결을 위한 주 1회 실무협의를 합의 시까지 진행하며 임단협 타결을 위하여 노사가 노력한다”고 나와 있다.
 
 노조가 다시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한 이유는 위 조항과 관련 있다. 대학 본관 노조 사무실에서 박용기 노조 지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5개월이 지난 현시점의 진행 과정에 대한 물음에 노조 박용기 지부장은 “실무협의회를 진행하긴 했으나, 대학 당국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실질적으로 어떠한 안건도 내놓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부득이하게 현수막을 다시 설치하는 상황에 온 것”이라며 다시 현수막을 설치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노조와 대학 당국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노조의 단체협약체결은 4년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내건 현수막에서는 대학은 시스템에 의해 운영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묻자 박 지부장은 “우리대학은 교섭을 진행할 땐 총장에 위임한 사람, 이사회에 위임한 사람이 교섭위원으로 나오고 위임받은 교섭위원들은 어떤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실질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을 얘기했다.
 
 박 지부장은 현재 학교 당국과 노조의 관계는 아주 극심한 대립상태에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생회와 노조 그리고 학교 당국이 서로 상생하며 협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쉽게도 어떠한 노력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을 근무하는 교직원으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전했다. “분규라는 상황에 가장 큰 피해는 학생들이 본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장 미안하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온갖 지혜를 발휘해 이 분쟁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 당국과 최선을 다해 접점을 찾아보려 노력하며 이번 노사관계에 대해 각 대표가 어른으로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행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우선시 될 수 없는 노조의 요구
 지난달 8일 우리대학 대학본부 총장실에서 차천수 총장을 만났다. 지난 4월 노조와 총학의 마찰에 대해 차 총장은 “직원이 학생을 고발하다니 말이 안 되는 소리다”며 “말싸움은 해도 동생 같고 아들 같은 애들을 어떻게 고소를 하냐”고 말했다.
 
 또한 노조의 요구사항 중 65세 이상 비정규직 6명의 청소 노동자 재계약에 대해서 차 총장은 “작년 재계약 연장에 대한 시위에 1년 연장한 상태”라며 “올해 7월 말에 계약 해지를 해야 하는데 또 계약 연장을 요구했다. 나이가 많아도 일은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는 줘야 한다”고 밝혔다.
 
 청소 노동자 재계약을 비롯한 기능공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정규직이 되면 급여지급이 늘어나게 된다. 현재 우리대학은 등록금 동결, 학령인구감소, 코로나19 때문에 재정이 어려운 실정이다”며 “그 돈을 적립금을 가져다 메워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학생과 교육을 위한 투자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의 요구 중 관선이사를 파견하면 학교는 그때부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우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차 총장은 “우리대학이 지방 사립대학이지만 대학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뭉쳐 좋은 대학으로 우뚝 서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며 노조와의 갈등은 대화와 화합을 통해 잘 끌고 나가도록 하겠지만, 학생과 교육을 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상생을 위한 발걸음
 우성제 총학생회장, 박용기 노조 지부장, 차천수 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의견 차이가 분명했으며 서로의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노조는 우리대학의 적립금으로 캠퍼스 리모델링, 특성화 학과 개설 등 여러 가지 학생들을 위한 투자를 요구했지만, 추진되고 있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대학 당국은 이를 추진하고자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대학 당국은 간접고용 되는 청소용역의 직고용 등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적립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올까 우려했지만, 노조는 기존 직원의 임금을 동결해서라도 차별 신분 임금에 대한 해소를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 간의 입장만 주장한다면 합의점을 도출하기까지 힘든 과정이 될 것이다. 총학생회, 노조, 대학 당국 모두 우리대학 구성원으로서 대학 발전이라는 공통적인 목표 아래 각자의 일을 해나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이 충돌할 수 있다. 그러나 의견 충돌 이후 갈등이 고조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미루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와 함께 상대의 의견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로 합의에 임해야 한다.
 
 우리대학은 지난달 16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진행한 2021년도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및 종합평가(Ⅰ유형) 결과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사업추진 실적, 사업비 집행의 적절성, 사업성과 관리 및 종합성과 등에 대한 평가 결과 A등급을 받아 20%의 추가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20% 추가 인센티브는 미래형 창의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환경 개선 등 학생을 위한 직접 교육비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특히, 지방대의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교육부 일반재정지원사업 지원이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 지원 및 복지에 사용되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대학구성원 모두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합의를 통해 서로가 만족하는 대학사회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맹찬호, 박성연, 이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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