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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 코로나19가 불러온 전통시장의 모습 – 추석이 지나고 한산해진 시장
카테고리 사회

 
▲ 육거리종합시장, 가경터미널시장, 복대가경시장, 북부시장 입구 / 사진=이아연, 이정은, 홍나은 기자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1년 9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전통시장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지역 문화의 중심지인 전통시장에 방문객이 끊기자 전통시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가경터미널시장을 비롯해 북부시장, 육거리종합시장, 복대가경시장 상인분들을 만나 인터뷰해보며 이들의 고충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설 자리를 잃은 청주시 전통시장
 시장에 가면 특유의 시끌벅적함과 정감 있는 소리가 들린다. 손님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와 가격을 흥정하는 대화 소리, 시장 안을 지나가는 자전거 소리, 뻥튀기의 폭발음 등 저마다의 소리가 어우러져 시장을 이룬다.
 
 현대인의 생활양식이 변해가며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서서히 줄었다. 코로나19까지 가세해 지역 문화의 중심지며 사람들로 북적였던 전통시장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청주의 전통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청주 내 전통시장 18곳 중 4곳의 모습을 살펴봤다.
 
 ‘육거리 시장’은 1950년대 이후 자연 발생한 골목시장으로 약 1,200개의 점포 수를 유지하며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 입구는 여전히 북적이는 분위기지만,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문을 닫은 점포가 많고 의류 점포 골목은 조용하고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또한, 우리대학에 근접한 ‘북부시장’은 점포 70개, 노점 80개의 주상복합건물과 골목시장으로 형성돼있다. 추석 전 북부시장은 유독 더 한산하고 조용했다. 시장 골목엔 손님들의 발걸음이 줄은 모습이 만연했지만 시장 상인들은 계속해서 점포를 정돈하며 손님들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가경터미널시장’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인근에 있으며 아파트 신축에 따른 주민의 증가로 1994년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점포 98개, 노점 10개인 가경터미널시장 근처엔 도보 15분 거리에 복대가경시장도 있다. ‘복대가경시장’은 점포 70개와 노점 80개로 위치는 복대동이지만 생활권은 복대동과 가경동을 포용하고 있다. 인근에 신흥개발지,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자연 발생한 시장이다. 가경터미널시장과 복대가경시장은 여전히 시장을 찾는 발걸음은 있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 지난달 19일 추석 명절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붐빈 복대가경시장 / 사진=권예진 기자


∎ 시장 상인들이 말하는 고충 
 추석 전 정부가 시행한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과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해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방역 당국에선 여전히 밀집을 최소화하라는 정책을 권고했기에 이에 따른 딜레마가 발생했다.
 
 명절 전과 후의 시장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명절 전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돼 방문객이 급증했고 가경터미널시장 상인 A씨는 “올해는 알맞은 때에 지급돼서 올해 추석은 코로나19 이전 추석의 모습과 비슷했다”고 전했다. 많은 상인들이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육거리 전통시장에서 호호 꼬마김밥을 운영하시는 신향호 씨는 “오히려 5차 재난지원금을 추석 이후에 지급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은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시기이기에 방문객이 다른 때에 비해 많지만, 추석이 지난 후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다. 그렇기에 추석 후에 지급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게 유지하는 방향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추석이 지나가고 한산해진 시장에 상인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손님이 끊겨 힘든 시장 상인들을 위해 코로나19 유인물 안내와 출입명부 지원과 더불어 유료였던 안심콜을 무료로 전환해주는 등 시장 소상공인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정부에서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이 현금이나 시장 상품권이 아닌 카드로 지급돼 결국은 다 세금으로 나간다는 점이 힘들다며 시장 상인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시장 상인들은 일시적으로 명절에만 손님이 몰리는 것보다도 꾸준히 방문해 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길
 청주시에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육거리 시장에 주차환경개선 사업을 실시했다.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 현재 제1주차장과 제2주차장은 이용 중이며, 제 3주차장은 건설 중이라고 한다. 또 가경터미널시장도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에서는 시장경영바우처 지원 사업을 실시했는데, 이 사업을 통해 상인들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통시장연합회’는 청주시와 각 시장의 애로사항 등을 조율해주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청주 ‘밤고개자연시장’ 상인회장이자 청주시 전통시장 연합회 회장인 이용운 씨를 만나 전통시장 활성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용운 회장은 청주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대해 “육거리 시장 주차환경개선 사업이나 시장경영바우처 사업 같은 경우에는 국가사업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고, 가경터미널 무인 box 조성은 청주시에서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으로 진행 중인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시장마다 사업을 추진하기엔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진행하기엔 쉽지 않고, 지자체에서는 시장의 시설 개선, 노후 설비 등의 유지보수비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모든 시장마다 똑같이 나눠줄 수도 없고 매년 신청한다고 줄 수 있는 예산도 많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유지보수비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전통시장 행사에 대해 이 회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 사업을 했는데 현재는 그런 행사를 못 해서 온누리 상품권 페이백 행사를 진행했다. 온누리 상품권은 전통시장에서만 쓸 수 있어 전통시장에서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청주시 전통시장 방역수칙 여부에 대해선 “상인들은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매일 상가 건물의 손잡이를 소독하고, 손 세정제 구비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전통시장은 밀폐된 실내 대형마트와 달리 오픈된 공간이기 때문에 코로나 전파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많이 방문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계획에 대해 “전통시장 앱을 구성 중이다. 전통시장에 오시는 손님들의 정보를 취합해 각 시장에 어떤 행사가 있는지 혹은 전체적인 소식을 알려준다면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손님들도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덧붙여 “밤고개자연시장에 2일, 7일 오일장이 생겼는데 유학생들이 장날에 와서 외국 전통 음식을 팔아봤으면 좋겠다. 전통시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접해보지 못했던 외국 음식을 먹으며 다양성을 느끼고, 유학생들은 지역 상권에 참여해볼 수 있고, 자신들의 문화도 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학우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 방문을 기다리는 전통시장
 현재 많은 시장이 매장을 수시로 방역하며 아침과 저녁으로 시장 전체를 두 번씩 소독하고 있기에 손님이 안심하고 방문하길 바라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힘든 시기지만 다들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살 일이 있을 때 집 앞 전통시장을 한 번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아연, 이정은, 홍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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