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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설】 청년들이여, 기다리지 마라
카테고리 칼럼
 우리의 삶의 상당 부분은 기다리는 시간이다. 오송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가려면 시간표에 맞춰 기다려야 한다. 농부가 씨 뿌려 곡식을 거두기 위하여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서정주 시인은 “국화 옆에서”란 시(詩)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라고 하였다. 투자나 교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그 성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처럼 기다림과 인내는 성공의 필수요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의 제목은 그 반대이다. 청년들에게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다고 하여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거나 줄이자는 주장은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도 소중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송역에서 KTX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볍게 맨손체조를 하거나 소중한 분에게 전화하는 등 유용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하는 경우에도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 목표로 하면 얼마나 따분할 것인가?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 가면서 기다리는 시간, 이동하는 시간 등 모두를 소중하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 양적으로 인생을 두 배로 살게 되고, 질적으로 10배 이상으로 살 수 있다.
 
 그러면 기다리는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생각하는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인간은 정해진 시간표에 의하여 작동하는 기계로 변하기 쉽다. 그 결과 생각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또 아예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의 사랑과 감정, 모든 상상력은 사라지고 인류문명은 황폐해진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인공지능(AI)은 점차 인간의 능력 속으로 파고든다. 반대로 인간은 생각과 대화, 상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하여 비대면과 비소통이 이러한 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최진석 교수는 “생각하는 힘 노자인문학”이란 책에서 인간의 생각으로 닦은 길이 도(道)라고 하였다. 즉, 인간이 인간만의 능력으로 건립한 그 길이 도(道)이고, 여기서 인간만의 능력이란 믿음의 힘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요즘 청년들을 보면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먼저 인터넷을 검색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에는 구체적인 사실들만 나열되어 있을 뿐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하여는 우리가 현실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결국 생각을 통하여 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생각을 즐겨야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자연을 접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만 생각하고 그 과정을 활용하지 못하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잃게 된다. 청년들이여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냥 기다리지 말고 그 시간을 잘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박승두<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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