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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끝나지 않은 전성기, 그레이네상스 - 나이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
카테고리 문화
▲본인의 일에 열중하는 노인의 모습 / 사진=언플래시

∎ 그레이네상스란
 영화 ‘수상한 그녀’ 속 ‘오말순’은 ‘청춘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50년 전 모습으로 돌아가 20대의 모습을 즐긴다. 유쾌한 동시에 감동을 주는 영화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제시된다. 과연 70대 노인이 아닌 20대 젊은이로 돌아가야만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최근 노령층을 나타내는 신조어 ‘그레이네상스’는 노인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인생을 즐길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레이네상스란, 노인과 백발을 의미하는 ‘그레이(Grey)’와 전성기를 의미하는 ‘르네상스(Renaissance)’의 합성어다. 이는 고령 사회가 다가오고, 퇴직 후 자신을 위해 소비하며 삶을 즐기는 노령층이 증가하면서 생긴 단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고령화 비율은 14.9%다. 현재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한국경제연구원은 2041년 고령 인구 비율이 33.4%로 치솟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즉, 노령층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레이네상스를 즐기는 노령층의 가장 큰 특징은 그들이 ‘꼰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꼰대란, 권위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를 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다. 그레이네상스를 즐기는 노령층은 20·30대처럼 유행에 민감하고 열려있는 사고방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또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현실
 드라마 ‘나빌레라’와 영화 ‘인턴’ 그리고 현실 속 시니어 모델을 통해 그레이네상스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드라마 <나빌레라>의 주인공은 70세 나이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과 23살의 나이로 꿈을 앞에 두고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이다. 이 중 덕출은 오래전부터 발레리노를 꿈꿔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을 마주해 포기한 적 있다. 그러나 그는 우편집배원을 은퇴하고 나서야 다시금 발레의 꿈을 꾼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매몰찬 반응을 받고 심각한 알츠하이머 증상까지 나타났음에도 발레공연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덕출’을 연기한 배우 박인환 씨(77세)는 실제 30년 만에 주연을 해내며 ‘누군가의 부모’라는 한정적인 캐릭터로 소비되던 중년 배우가 아닌 노년의 주연이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다음으로 영화 <인턴>은 열정적인 30대 여성 CEO ‘줄스 오스턴(앤 해서웨이)’과 오랜 직장생활로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70세 인턴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이 주인공이다. 슬럼프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줄스에게 벤은 진심 담긴 조언을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문제 상황을 해결한다. 영화 속에서 “경험은 나이 들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거든요”라는 대사가 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인생의 경험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관록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이어 만나볼 그레이네상스의 주인공은 시니어 모델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래 살고 볼일’이라는 시니어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 있을 정도로 시니어 모델 열풍이 불고 있다. 프로그램 속 우승자 윤영주 씨(73세)는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를 통해 시니어들이 도전과 열정, 새로운 시작으로부터 무딘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제는 ‘이상적인 시니어 라이프’를 새로이 정의해야 할 시대가 왔다. 
 
 
∎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
 이외 각종 업계에서도 그레이네상스의 영향으로 시니어 모델 또는 트로트를 활용한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는 광고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흔히 젊은 스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카스’ 맥주 광고와 ‘지그재그’ 패션 관련 쇼핑 앱 광고 등에 출연한 것이다. 진솔하면서도 경험이 우러나오는 윤여정 씨의 모습이 노령층은 물론 젊은 소비층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고 판단된 것이다. 또한, 국내 유명 시니어 모델 김칠두 씨(66세)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삼성화재, 롯데음료, KT 등 여러 광고에 출연 중이다. 이어 캐주얼 브랜드 MLB와 코오롱스포츠는 각각 1970년대 인기배우인 문숙과 김혜자를 채용한 바 있다. 이외에도 유통업계 중 현대백화점은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시니어 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했으며, 롯데백화점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패션 편집숍 ‘모디움’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시니어 산업 시장규모는 2010년 약 27조3800억 원에서 2020년 72조8305억 원으로 약 3배 성장했다.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노년층의 삶을 보며 우리대학 학우들도 하고 싶은 일을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
 
<권예진 기자, 이준선, 정수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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