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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책읽는청대인】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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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경의중앙선 시간표를 믿어요? 이분 정치인들 공약도 믿을 분이네”
 
 이 구절에서 웃음이 터졌다면 아마 경의중앙선을 경험해본 사람일 것이다. 나는 경기도가 고향이라 어릴 적부터 경의중앙선을 타고 등하교했다. 그래서 나는 경의중앙선이 얼마나 고약한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일단 연착은 기본이요, 다음 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해 5분 정도 정차할 때도 있다. 가끔 운이 안 좋을 땐 정차하는 역의 수가 늘어나 도착 시간은 예정 시간보다 훌쩍 넘은 경우도 허다하다. 지하철 연착은 특정 지역민뿐만 아니라 많은 이용객이 이미 느끼고 있는 불편함일 것이다. 그중에서 경의중앙선을 주제로 다루는 소설책이 흥미롭게 다가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 책은 5개의 단편이 들어있는 단편 소설책이다. 두 번째 단편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는 이용객들에게 끊임없이 불평을 듣는 경의중앙선에 대한 현실적인 SF이다. 소설 속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기차의 연착으로 인해 좀비와도 비슷한 존재가 되어버린 설정이 부여된다. 이용객들이 다른 대중교통으로 대체하지 않고 열차를 계속 기다린다는 의구심에 대해 작가는 매몰비용으로 표현했다. “10분을 기다렸으니 이제 5분이면 열차가 오겠지. 한 시간이나 기다렸으니 이제 얼마 안 남았다. 하루를 기다렸으니. 게다가 시간표를 보고 있으면 언젠가 열차가 도착할 거란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다 자기도 모르게 이곳에 묶이는 거죠” 소설 속 열차의 배차간격은 비정상적으로 크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고, 이용객이 열차를 기다리다 지박령이 되어버린다는 설정에서 공포감을 준다. 여기서 주인공의 직업이 기자라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현실에선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엔 주인공이 이 문제를 끊임없이 기사화해 해소된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이 단편소설은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극대화해 표현했다. 익숙한 공간에서 낯선 인물들에게 작가는 판타지적 요소를 추가한다. 실제로 지하철의 연착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느낄 것이다. 열차가 왜 연착되는지, 하필 이런 순간은 내가 바쁠 때만 생기는 것인지 그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대중교통은 많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며 그 안에선 매일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긴다. 지하철 연착은 그 수많은 일 중 하나일 뿐이다. 좋든 싫든 매일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이라면 ‘대중 고통’이 아니라 ‘대중교통’이 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이아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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