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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 채용 갑질, 성차별 면접질문 논란 - 취준생에게 떨어진 날벼락
카테고리 사회
▲환하게 웃는 남성 지원자들과 제대로 웃지 못하는 여성 지원자 / 사진=픽사베이
 
∎ 성차별 면접 질문 논란
 최근 동아제약 면접 사건을 시작으로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이 있었다는 후기가 많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후기들은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와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와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5일 유튜브 A 채널 영상에서 동아제약이 등장했다. 그리고 이 영상에 “지난해 동아제약 면접 당시 성차별을 당했다”라는 댓글이 달려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당시 동아제약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이 한 여성 지원자에게 “여자는 군대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을 덜 받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군대 갈 생각 있으세요?”라는 성차별적 질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동아제약 최호진 대표는 유튜브 댓글로 이에 대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면접관 중 한 명이 당사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여성 지원자를 불쾌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 지난달 9일 동아제약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면접 당시 인사책임자를 직책에서 해임하고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회사 책임과 사후 대처 방식, 그리고 미래 행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피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지난달 15일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채용 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채용 성차별 해소 종합 대책을 수립하고 내부 성차별을 점검하라”며 동아제약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이후 동아제약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시스템과 절차를 재점검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며 인권 위원회를 강화하고 성 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내용을 담은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또한, 지난달 16일 금융권은 신협중앙회 지역본부 계약직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이 여성 지원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이 지난달 13일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글을 통해 확인됐다고 알렸다. 면접관은 “남자친구를 사귈 때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와 같이 면접과 전혀 관련 없는 질문을 했다. 또한, 면접 당일 오후 9시에 당시 면접관이 “신협중앙회 계약직 면접에서는 떨어졌지만 괜찮은 회사를 소개해 주겠다”며 사적인 연락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신협중앙회 측은 내부 부서를 통해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오후 9시에 전화한 것에 대해서는 “신협의 경우에는 중앙회에서 인력을 소개해주는 일이 있는데 이 때문에 일어난 일인 것 같다”며 해명했다.
 
 한편 SNS나 취업 면접 후기를 올리는 홈페이지에도 많은 기업이 “남자친구는 있느냐”, “기가 세 보인다”, “결혼은 언제 할 것이냐”, “아이를 가질 생각이 있느냐”와 같은 성차별적 질문을 경험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회 분위기가 옛날보다 많이 변화했지만, 아직 많은 기업에서 성차별 채용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 만연한 성차별 면접 경험
 성차별 채용 문제는 성 역할에 대한 편견으로 발생한다.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일상생활에서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지해내는 민감성인 ‘성 인지 감수성’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절실하다. 채용 과정 중 업무 능력과 상관없는 요소는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면접장에서는 여전히 능력과 관계없는 성차별적 질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구직자 1,732명을 대상으로 면접 시 성차별 질문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 30.4%가 면접에서 성별을 의식한 질문을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남성(9.6%)보다 3배 높은 수치다. 이들이 주로 받은 질문은 성별 고정관념으로 능력을 추측하는 질문이다. 향후 결혼 계획(50.7%), 출산·자녀 계획(43%), 애인 유무(37%) 등과 관련돼 있다. 심지어 질문을 가장한 성희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과정뿐 아니라 직장 내 성비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달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16곳의 여성 임원은 총 임원 448명 중 46명(약 10%)에 불과했다. 그중 3곳은 여성 임원이 없었다. 또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2014∼2018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성별 고용 현황에서 남녀 성비가 7 대 3 정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 성평등 채용을 위한 방안
 성평등 채용이란 채용의 전 과정에 걸쳐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채용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채용 시 성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예규와 「남녀고용평등 업무처리 규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 목적과 직무의 성질‧형태‧작업조건 등을 구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 경영상 남녀를 다르게 대우할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 방법, 정도 등이 적정하다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의 판단 기준이다. 
 
 정부가 성차별 없는 면접 채용을 위해 성별에 따른 채용 실태와 성평등 채용을 위한 지원과 조치를 강력히 규정해 성차별 채용 규탄에 발 벗고 나섰다. 성차별이 면접에서 논란되자 고용노동부는 고용상 성차별 방지를 위한 현장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구인광고에서 성차별 여부를 모니터링(’21년 13천 개소)하고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고용노동부 누리집)를 운영한다. 또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시 집중 신고 및 지도 점검 기간을 운영해 신고사건에 대한 엄정 수사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더불어 고용상 성차별 등 구제 강화를 위한 노동위원회 차별시정절차 신설을 추진해 남녀고용평등법상 고용상 성차별 확인 시 시정명령 및 미이행 시 1억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제재를 받는다. 
 
 지난달 16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를 고려하여 근로자 모집과 채용 과정에서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현장 지도와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경제단체, 개별 사업장 등에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배포해 채용단계별 성차별적 요인 점검 기준, 면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성차별 진단표를 제시한다. 또한, 기업·기관 인사담당자 대상 ‘성별균형 인사관리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해당 교육은 지난달 19일부터 9일까지 여성 인재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15명의 교육정원을 모집했다. 1차 교육은 오는 20일에 진행되며 2·3차 교육은 하반기에 열릴 예정이다.
 
<강서윤 기자, 이준선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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