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신문

칼럼

  • 청대신문
  • 칼럼
칼럼 상세보기, 제목, 카테고리, 내용, 파일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목 【청암로】 책임, 혹은 애정이었던 나의 <청대신문>
카테고리 칼럼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다. 올해 <청대신문>의 편집국장이 되어 동분서주했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 청암로를 작성하기 위해 노트북을 열고 지난 3년간의 수습기자, 정기자, 부장기자, 그리고 편집국장 시절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청대신문>에 가졌던 나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학생기자 신분으로 학교생활과 신문사활동을 병행하다보면 ‘이걸 계속 하는게 맞는건가‧‧‧’와 같은 고민들이 불쑥 찾아오곤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발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외활동, 문화생활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학업까지도 2순위로 미뤄둬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기자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유독 신문사 활동에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었다. 원래도 어떤 일을 할 때 대충 넘어가는 걸 잘 못하지만 신문사 일에 관해서는 유독 ‘적당히’가 안 됐다. 아쉬운 부분이 보이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같은 내용을 고민하고 또 수정했다.

그 덕에 소재 찾기, 기획안 작성, 취재 및 기사작성까지 모두 속도가 느려 늘 신문사에 80% 이상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했다. 그리고 남은 20% 시간과 에너지로 다른 일들을 해결하려다보니 신문사 외의 일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오곤 했다. 들이는 시간 대비 그렇게 결과물이 썩 훌륭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속상한 마음과 함께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한 호를 발행할 때 마다 이번 임기가 끝나면 신문사를 그만둬야지, 이번 임기만 끝나면‧‧‧ 이라고 되뇌이곤 했다.

이쯤 되면 왜 아직도 내가 여기 남아있는건지 묻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계기가 된 이유를 답하자면 함께 했던 기자들에 대한 ‘책임’ 때문이었다고 하겠다. 국장씩이나 된 사람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 같은 건 없는거냐며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언론윤리강령에 진실추구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나는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단지 <청대신문>기자로서 갖는 ‘책임’ 때문에 신문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 선배 기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만들고 지켜온 <청대신문>을 위해, 밤낮 취재와 기사작성으로 애쓰는 동료 기자들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언론인의 뜻을 갖고 <청대신문>에 지원할 예비 기자들을 위해. 나의 책임을 다하고 싶어 계속 활동을 이어왔다.

그리고 그 시간 끝에 나에겐 ‘책임’이 ‘애정’과 동의어가 되었다. 시간을 많이 들였음에도 어김없이 부족한 모습으로 나타나 야속했지만, <청대신문>이 지난 3년간 내 대학시절의 대부분을 쏟아 부은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처음에는 그저 책임감 때문에 남아 있었다면, 미우나 고우나 나중에는 나와 함께 했던 <청대신문>에 대한 애정으로 기쁘게 남을 수 있었다. 힘든 순간들을 버텨오게 했던, 책임이라는 이름의 애정이 담긴 나의 <청대신문>에 마지막 청암로를 남긴다.
 
파일

담당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