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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책길】 반려견 헌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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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진행하는 올해 인구주택총조사 항목에 반려동물이 포함됐다.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 넘었다고 추정되는 상황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이렇듯 반려동물이 우리 생활 속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으나 유기동물, 개 물림 사고 등 반려동물 관련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중 잘 알려지지 않은 ‘공혈견’ 문제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공혈견이란, 외상을 입거나 빈혈 증상을 보이는 개에게 수혈용 혈액을 제공하는 개를 말한다. 현재 국내 공혈견은 250~300마리 정도로 추정되며, 국내 개 혈액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사람에게 혈액 공급이 매우 중요하듯이 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민간 동물 혈액 업체와 몇몇 대학 동물병원에서 직접 공혈견을 키우며 혈액 공급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혈액은 민간 동물 혈액 업체인 ‘한국동물혈액은행’에서 공급된다.

지난 2015년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공혈견 농장에 대해 고발하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혈견 사육 현장의 열악한 위생 상태와 학대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또한, 그 현장 속에 채혈 시설은 없었으며, 전문 수의사가 아닌 시설 관리인에 의해 채혈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 이후 해당 업체에서 반성하고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세계동물혈액은행 지침에 공혈견의 조건이 규정돼 있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공혈견에 대한 명확한 관리 기준과 법이 없다.

공혈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규정은 물론 ‘반려견 헌혈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의식이 높은 일부 국가들도 공혈견이 있지만, 한국만큼 의존도가 높지 않다. 이러한 국가들은 이미 반려견 헌혈센터가 보편화 된 상태이며, 헌혈견을 위한 혜택과 채혈 관련 기준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펫블러드뱅크’를 운영해 건강한 반려견들이 피를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한국도 지난 2018년 ‘한국헌혈견협회’가 창립됐다.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현대자동차와 함께 국내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한 ‘I’M DOgNOR(도그너): 반려견 헌혈카’ 2차 캠페인도 진행됐다. 그러나 한국에서 헌혈견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건 이곳뿐이며, 공식 등록된 헌혈견의 수는 아직 100여 마리도 되지 않는다.
반려견 헌혈 문화는 공혈견의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헌혈견의 건강에도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 반려견 헌혈에 대해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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