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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자단상】 일부에게 맞춰진 대학교
카테고리 칼럼
1학년 2학기, 버스에서 내리던 도중 발을 접질린 나는 한 달 동안 깁스를 한 상태로 학교 수업에 참여했다. 발을 다친 나에게 등·하교도 힘들었지만, 학교 내 캠퍼스를 이동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학생회관 가는 길이 가팔라 대운동장 방향으로 가던 중이었다. 원형 조형물이 길을 막았고 목발을 사용하면서 지나가기 어려웠다. 목발도 힘든 상황에 무거운 원형 조형물 사이로 휠체어가 다니기는 더 힘들어 보였다. 인도 표시를 위해 설치된 조형물은 언뜻 보기엔 예쁜 조형물이지만 발을 다친 나에겐 통행을 방해할 뿐이었다.

보도블록은 시야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노란색으로 칠해야 한다. 하지만 미관상의 이유나 관리 부실로 정문을 나서면 보이는 점자블록은 현재 색이 바랬고 일부는 파손된 상태다.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설치된 표시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대학 캠퍼스 상황도 비슷하다. 대학 내에서 노란색 점자블록 설치가 안 된 길이 많다. 점자블록은 다른 말로 시각 장애인 유도 블록으로 시발점 외에도 보행 분기점, 대기점, 종료 지점, 경사를 표시한다. 하지만 우리대학 내 인도 끝에 점자블록이 사용되지 않은 길이 많다. 정문부터 중문까지 가는 길에도 방향을 표시해야 할 점자블록은 보이지 않는다.

인도가 고르지 않아 불편할 때도 있다. 목발을 든 상태에서 블록이 튀어나오고 좁은 길을 지나가기 힘들어 도로로 다닌 적도 있다. 우리대학은 경사가 높아 몸이 불편할 경우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다반사다. 도서관이나 학생종합상담센터에 장애인을 위한 지원시설이 있어도 길 표시가 없다면 사용하기 힘들다. 인도에 튀어나온 보도블록 정돈과 노란색 점자 보도블록 설치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점자블록 외 시설물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장애인 화장실은 한정적이고 경사가 높은 캠퍼스에 비해 경사 발판이 부족하다. 심지어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도 있다.

중앙도서관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우를 위해 의자가 없는 책상을 운영하듯, 학우들을 배려하는 지원과 시설물도 있지만, 아직 보안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대학은 모두가 평등하게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일부 사람들에게만 맞춰진 시설이 아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

<고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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