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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설】 의사소통의 최소한
카테고리 칼럼
대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각자 인생의 목표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갔을 때 '대학시절 터득하였으면 좋았을 걸...' 하고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또한 각자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에 관하여 일본에서 직장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호렌소(ほうれんそう)’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시금치’이다.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의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이것은 호우코꾸(ほうこく, 보고), 렌라꾸(れんらく, 연락), 소시키(そしき, 조직)의 세 단어의 합성어였다. 이 세 가지가 직장인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직장생활에서는 상호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표현이다. 그리고 2018년 4월 2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2016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 기초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대학시절 배웠으면 업무에 도움이 되었을 능력에 대한 응답에서 의사소통 능력이 가장 높게 나왔다(19.1%). 이것이 문제해결 능력(16.2%)이나 기술이해 및 활용 능력(16.1%)보다 월등히 높게 나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였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인간이 사회성을 가지지 못하면 “그냥 동물”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 추구에 매진하는 인간은 동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상호간의 원만한 관계형성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때 진정한 인간, 즉 “사회적 동물”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적 문제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직장내에서 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업무의 진행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없으며 만족한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 따라서 대학을 졸업한 후 사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는,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 하는 것보다 직장 상사나 동료들의 의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 현재 풀어야 할 과제 등에 관하여 우선 잘 이해하여야 한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러한 의사소통 능력을 어떻게 연마할 것인가 하는 것이 과제이다. 이러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대학에서는 토론대회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만약 수업시간에 책을 가져오지 못하였는데 옆의 친구에게 책을 좀 같이 보자는 말을 하지 못하거나 교수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질문을 하지 않는 등의 자세는 의사소통 자체를 포기한 것이다. 이러한 상태로 사회에 나갔을 때 갑자기 적극적인 자세를 갖기는 어렵다. 따라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리고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둘째, 다양한 의사소통수단을 적절히 활용하여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직접 대화나 전화보다는 SNS 중심으로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상대방이 대화할 수 없는 상태에 있을 때도 SNS를 보내 놓으면 편한 시간에 확인하고 대답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상대와 동시에 혹은 신속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또한 숫자 등이 포함된 내용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나아가 요즘같이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비대면 사회에서는 더욱 유용하다. 이러한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 그 한계가 있다. 소통으로서 갖는 인간적인 정서의 공유는 직접 만나서 나누는 대화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전화(영상이나 음성통화)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소통방법을 등한시하고 SNS의 소통에만 전념하면 그 만큼 뒤떨어지게 될 것이다.

셋째, 유념하여야 하는 것은 의사소통시 갖추어야 할 기본 에티켓이다. 우선 전화를 할 때는 먼저 상대방에 대한 호칭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 이는 전화를 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는 상투적으로 ‘여보세요?’라고 받는 것 보다는 상대방의 호칭을 부르는게 훨씬 호감이 간다. 그리고 통화는 내용부터 바로 이야기하는 단도직입식을 피하고 안부 등을 물은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통화를 끝맺을 때도 바로 끊지 말고 상대방이 끊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전화뿐만 아니라 SNS의 경우에도 적절한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문자를 보내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질문을 하는 경우이다. 또 행정적 편의를 위하여 수신자와 발신자를 명기하지 않는 이른 바, 유령문자까지 범람하고 있다. 그리고 이메일로 과제물을 제출하면서 아무런 인사도 없이 첨부서류만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상이 의사소통의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원활한 의사소통은 모두가 노력하여야 할 과제이지만, 이를 위하여 최소한은 지키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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