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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암로】 대학에 언론은 왜 필요할까?
카테고리 칼럼
청대신문은 월간 호 형태로 신문을 발행한다. 발행은 달에 한번 꼴이지만 한 호 신문이 발행되기까지 기자들은 –기획회의, 취재활동, 기사작성, 교열·조판작업 등- 3주간의 발행 일정에 맞춰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발품을 팔아 취재원들을 찾아 나서며 타 지역으로 외부 취재를 나가기도 하고, 막차가 끊기는 늦은 시간까지 동료 기자들과 사무실에서 원고를 검토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모든 발행 과정이 순탄하면 좋으련만 매 호마다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은 기사 마감의 난이도를 높여준다. 이렇다 보니 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학보사 기자들은 늘 시간에 쫒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노력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은 정작 독자인 학우들에게 잘 읽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가판대의 신문을 볼 때면 고생하고 애쓴 시간들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허탈해질 때도 있다. 하루는 무슨 일을 하길래 그렇게 바쁘냐는 친구의 물음에 학보 이야기를 꺼내자 “청대신문? 그게 어디에 있는 건데?”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단순히 열독률이 문제가 아닌 학보의 존재 자체가 희미하게 인식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대학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학보사의 일원으로서, 모두 나름의 책임감을 가지고 애써왔던 것 같다. SNS로 소식을 전해보기도 하고, 상품을 걸고 독자 참여 코너들을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더 학우들이 신문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학우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그래서일까, 올해 2020등록금 심의위원회 회의록에서 ‘언론사 폐지’요구가 나왔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자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분명 지금의 대학 언론은 학생들 간의 담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이전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개인주의 시대가 도래하며 대학 내 공동체 문화가 많이 와해됐고, 학생들은 자치 활동과 학내 이슈에 관심을 갖기보다 취업과 졸업 이후 자신의 삶을 준비하기에 바빠졌다. 또 이전과는 달리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해 신문이나 뉴스를 통하지 않고서도 학생들 간에 쉽고 빠른 정보 공유가 가능해진 것도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학의 주체가 되는 학우들의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공식 기관이 없어도 되는가에 대한 물음과, 언론 기구가 사라졌을 때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과연 그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대학은 작은 사회다. 대학에 언론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은 곧 우리 사회에서 언론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과 같다. 국가에 언론은 왜 필요한가? 뉴미디어가 활성화되고 국민들의 무관심이 이어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계속해서 신문이 발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올바른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여론을 만들어 갈 수 있고 정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해서 무정부상태로 만들 수는 없는 것처럼 현 언론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없애자는 주장은 무지몽매한 이야기다. 언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언론은 필요하다.

언론이 제 역할을 다 해내기 위해서는 먼저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언론기관의 구성원들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학우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언론이라면 이러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총학생회다. 때문에 이는 비단 언론사 기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권익 보호를 위한 학생단체의 과제이며 여론 형성의 주체인 학내 구성원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학 언론의 회복을 위해, 정당히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든 학우들의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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