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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한 적 없는 일이, 마치 내가 한 것처럼 세상에 돌아다닌다면 꺼림칙하지 않을까?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릴스’등에서 AI커버가 유행하고 있다. AI커버란,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존 노래의 보컬을 다른 인물의 목소리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로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고, AI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면의 문제들 또한 대두되고 있다.

 우선 저작권 문제가 있다. AI커버곡 제작 과정에서 해당 음악 등을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복제한다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AI커버 영상은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자신의 채널을 홍보하는 효과와 더불어 수익 창출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음원을 부르고 연주하는 사람인 가수에게는 저작인접권이 인정되는데, AI가 커버한 목소리는 가수의 목소리로 인정되지 않아 AI커버 노래로 발생한 수익은 목소리 주인에게 가지 않는다. 또한, AI커버를 공개적인 장소에 올리는 것은 복제, 전송에 대한 권리 침해와 공중 송신에 대한 권리 침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현행법상 사람의 목소리 자체는 저작물로 규정되지 않아 저작권법의 보호는 받지 못하지만, 유명인의 목소리 등을 무단 사용해 경제적 피해를 입히면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볼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사람의 목소리가 일종의 재산에 속한다고 본 것으로, 이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동의를 받지 않고 타인의 음성을 무단 사용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도 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학습된 AI의 목소리가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허위 정보를 만들거나 딥러닝된 목소리를 통해 그 목소리와 관계된 가족, 지인에 보이스피싱을 할 수 있다. 이때 목소리의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말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윤리성 및 책임성 등의 법안들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는 한 앞서 지적한 문제들이 계속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AI의 사회적 효용성과 영향력은 인정하지만, 윤리성과 법적 제재가 모호한 현 상황에서 AI커버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김영<신문방송학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