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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2편

1945년 3월
모든 시민과 학생들은 방공호로 대피하시오.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시민과 학생들은 방공호로 대피하시오.
1945년 8월
만세 대한 독립 만세
조국 광복

민족 반역자를 처단하라 친일파는 물러가라
민족 반역자를 처단하라 친일파는 물러가라

식어요 더울 때 들어야 약된데요 이제 모든 걸 잊어버리세요. 이것보다 더한 세상도 살아왔는데요. 뭘
좀 들어요 사골뼈나 끓여드릴까요?
요즘은 통 잡수시지도 않고 밤에는 주무시지도 않고 으이그 어쩌다 이런세상 만나서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먼 소리 오늘 아침에도 또 그것들이 대문에다가 왜 발길질을 했어? 진흙까지 묻혔어요.
아니 친일파가 뭐래요. 일본 사람 정치 밑에서 살아온 사람이 어디 우리 집안 뿐이겠어요? 마음 쓸거 없어
마음 쓰고 할거 없어요. 분해서 그래요 어제까지 우리 앞에서 슬슬 기던 인간들이 하루 밤새 얼굴들이 탈바가지 쓰고 나오는 꼴 그게 분해요.
글쎄 마음 쓸거 없데도 그래
순철이는 도청에서 아직 안 들어 왔어?
퇴근 시간은 아직 멀었어요. 그래도 말은 안하지만 마음이 괴로운가봐요.
괴로워? 나이 23살인데 속이 어떨라고요. 게다가 몸도 건강치가 않으니 영감 이제 장가를 보내던지 해야지 안되겠어요.
이따가 들어오거든 사랑으로 건너오라고 해 할 얘기가 있으니깐
무슨 얘기인데요?
대학 공부 해야지.
대학이요?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법이야. 해방은 해방이고 개인은 개인이야. 내일 세상이 깨진다고 해도 오늘은 배워야 해 몸이 허약해서 걱정이에요.
우린 못 배우고 살아왔지만 앞으로 세상은 그게 아니야 순철이에게 부모로서 해 줄수 있는 일이란 교육뿐이니깐 난 자식들에게 재산 물려줄 생각 없어.

이사장님 계십니까? 누구세요?
저 입니다 최종성입니다.
최선생 오셨네요.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들어와 괜찮아.
어쩌죠. 최선생님
사모님 얼마나 염려가 많으십니까?
저야 괜찮아요 이사장님이 걱정이에요.
어서 건너가봐. 임자는
네 이야기하세요.
그래 어쩐 일로? 학교가 뒤죽박죽입니다. 내일부로 교장도 안 나오시고 일본인 교사들은 기가 죽어 눈치만 보고 학생들은 거칠 때로 거칠어져서 막무가내로 장차 무슨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장 건강은 어때? 나쁘다더니
당뇨병이 더 악화되어서 거동하기 거북할 정도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빨이 없으면 잇몸이랬어.
예?
최선생이 대신 책임을 져야지. 세상은 변했어도 학교는 학교야 겁낼거 없어
게다가 밖에서 이사장님을 친일파라고 헐뜯는 소리를 학생들 귀에까지 들어가니깐 덩달아서 교육의 존엄성도 학교의 위신도 말이 아니군요.
해방이 왜 되었고 자유가 왜 되었는지 도무지 모를 지경입니다.
뭔소리야 와야 할 것이 온 것뿐인데 내가 친일을 했는가 안 했는가는 장차 법으로 가려내게 될 것이고, 머지 않아 일본인 교사들도 학교를 떠나게 될테니 그 후임 교사를 물색해야지 되려 큰 일 났다고 말만 하면 돼?
내 나이 예순살 오래 산 거 같으면서도 짧고 짧은거 같으면서도 긴 세월 8살 때 고향을 등지고 어언 50년이야.
그립기도 많이 그립고 천대도 많이 받고 눈치도 보면서 그런데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를 생각해 봤지.
남들은 이 김원근이가 구두쇠 노랭이로 돈만 벌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야 내가 돈 번것도 있지만 내 아우덕이 더 커.
잘 알고 있습니다. 이사장님 형제분의 깊은 우애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요.
먼 산이 이북땅이 되었다니 내 동생이 걱정이야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직 기별은 없는데요.
하루 사이에 허리가 잘린 나라 꼴이 되었으니 장차 어떻게 될 판인지 모르겠구만.

민족 반역자를 처단하라 친일파는 물러가라

최선생 난 이제 믿을 사람이라고는 최선생 밖에 없어. 우리 서울 학교 세울 때부터도 그랬었지만 해방이 된 지금에서는 최선생의 책임이 더 무겁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
예.
물론 교장도 일본 사람이긴 하지만 휼륭한 교육자임에는 틀림없는 인재였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세상이 뒤집혔다고 일본사람들한테 감정적으로 보복하거나 헤치는 행위가 없도록 최선생이 잘 인도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해.
젊은 학생들이라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어.
예. 그래서 몇 몇 교직원에게도 그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학생들은 바깥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따라 곧 잘 변화가 생기니 하루 빨리 시국이 안정되고 자리를 잡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벚꽃나무가 일본꾼 나무이니 이땅에서 없애 버려야 한다며 마구 도끼질을 해대니
저런 그게 어디 될법한 얘기야 나무에 무슨 일본나무 조선나무가 있어 미련한 인간들
그래서 저도 학생들에게 냉절을 잃지 말라며 극구 말리고 있습니다. 학생의 본분을 지켜야 된다며

여보 여보.
무슨 일이야? 손님이 계신데
오셨어 오셨어.
누가 와? 원산서
형님 제가 왔어요 동생이 형님 살아 있었구나.
잘 왔어 정말 잘 왔어.
형님 그 동안 많이 늙으셨네요. 머리 쓰시는 일이 어디 한 두개인가요. 밤에도 통 잠을 못 주무시고 진지도 한 두 숱가락 뜨시다 말고는 원산 동생 걱정만
오늘부터는 잠잘 잘꺼야. 식욕도 날꺼고
저는 저대로 형님 걱정 마세요.
자 들어가. 자 그럼 잘들하고
자 앉아 절 받으세요. 형님
그래 원산서는 기차가 통했는가 통하긴요. 밤에 봇짐을 싸 도망쳐 나왔어요.
응 이거 보세요. 아니 그럼 짐은
이거 하나 건졌어요. 뭣이 어째 몸만 빠져 나온거로 다행으로 알아야죠.
그럼 원산에 가지고 있던 재산은 그대로란 말이야. 예.
그럼 또 언제 올라가려고 올라가다니요.
이북에는 러시아 군대가 밀고 내려 왔는데 올라가다니요.
그럼 집이며 재산은 몽땅 버렸단말이요?
어떻게 합니까 내가 발버둥 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깨끗이 잊어버렸어요. 내가 재물에 미련을 두고 원산에 머물러 있다가는 봉변당하는건 뻔한 일인데 어떻게 남아있겠어요.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삼간 태우는게 아니라 하나뿐인 목숨 마저 날려버리게 될텐데요.
잘한일이야. 이판국에 재산이 있어서 뭐하겠어 잘내려왔어.
하지만 그 아까운 재산을 그 놈들에게 넘겨주다니.
형수님 제가 또 벌죠 형님이나 제가 어디 처음부터 큰 돈 가지고 있었나요. 안그래요? 형님
그건 그래.
이 김영근이가 원산서 번돈 아깝긴 하지만 미련 없어요. 천하를 뒤흔들던 이 김영근이에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설테니깐 두고 보세요.
돈은 제가 벌고 대학은 형님이 세우시고 그럼 되는거 아니에요.
아 정말이야? 그래 오늘부터 나와 함께 여기 있으면서 돈벌어.
형님 전 조치원으로 가겠어요.
조치원에? 형님은 처음부터 벌고 전 당분간 조치원에서 농사 지으면서 세상 돌아가는것도 보겠어요. 아버지 선산도 그동안 못 돌봐드렸으니깐 산도 손질하고
아이고 불편하실텐데.
사람 사는 고을인데 뭐가 불편해요. 따지고 보면 조치원 제2의 고향이죠 형님은 청주가 고향이고 안그래요? 그건 그래.
고향이 따로 있나요. 정들면 고향이죠.
예나 지금이나 그말 하나는 듣기 좋구만.

1946년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마침 또 회의가 있어서 그만.
오늘은 재단 법인 대성에 김영근 선생을 직접 모시고 왔습니다.
나 오천석입니다. 나 김영근이요.
자 앉으시죠. 이 사람을 통해서 그동안 대강 들었어요. 헌데 학교 하나 세우기가 이렇게 까다로울줄 몰랐네요.
그래요 나도 얘기는 들었지만.
얘기를 간단하게 끝냅시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이렇게 직접 찾아왔어요 도대체 어디가 잘못인가요?
뭐 잘못이 있는건 아니고요.
얼마전에 윤주사가 와서는 서류가 그쪽으로 가서 잘 될거라고 해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뭐가 그렇게 비비 꼬이는지는 몰라도 결제가 잘 안된다고 해서 이렇게 왔어요.
잘못된점이 뭔지 직접 알려주세요.
그게 아니죠.
듣자하니 청주상과대학교 창립의도를 못 믿어워 하시는거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우리 형님이나 나나 배운것도 없고 가진것도 없는 무식쟁이지요.
예 그건 사실입니다.
별 말씀을 다.
하지만 그동안 부지런히 잘 살아왔고 그리고 이땅에 무엇이 가장 잘 필요한지를 나름대로 생각해서 일제치하에서도 보통학교를 세웠고
예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류에도 명기되어 있더군요 1924년 대성고등학교 인수, 1935년 청주 상업학교 설립, 1945년 청주여자상업학교 설립하셨고
그런데 어째서 상과대학 설립은 인가를 안해주시는거죠? 안해드리겠다는게 아니라 신중히 검토중입니다.
검토요? 난 그 관공서 쓰는 말 중 마음에 안드는 단어 중 하나가 그 검토라는 말입니다.
예?
지나간 얘기지만 일제 36년 동안 귀에 못이 박이며 들어온 그 말을 해방이된 오늘 날에도 또 들어야합니까?
아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사실 말이지 이야기가 곤란합니다. 내 나라를 되찾은 오늘 날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대학을 세우겠다는데 무슨 검토가 그렇게 까다롭습니까?
이건 쾨쾨묵은 관료주의 잔재에요.
아니 무슨 말씀을 그리하나 잠자코 있어 지난날 우리 형님하고 보통학교, 상업학교, 여자 상업학교를 세울 때 마다 단 한번이라도 수월하게 넘어 갔었더라면 내 별말 안겠어요.
그리고 그때는 일본정부 밑이여서 그럴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도 또 검토를 해야겠다니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깐요. 뼈빠지게 번돈입니다. 그것도
자식들한테 땅 한평 옆전 하나 안주고 내놓겠다는 깨끗한 재산입니다. 그걸로 대학을 세우겠다는데 무슨 말도 안되게 검토야 검토는.
진정하세요. 놔놔 이 김영근이가 어떻게 돈을 벌었던간에 자랑하는게 아닙니다. 우리 형님과 난 내가 번 돈으로 남의 도움 안 받고 대학을 세우겠다는데 뭐가 이렇게 까다로운지 그 이유를 알아야겠다 이거요.
이 돈가지고는 대학을 세울수가 없습니다.
뭐 뭐요?
더 많은 돈 더 많은 땅을 내놔야 합니다. 이 기본 재산의 규모로서는 어렵다고 사료됩니다.
기본재산 얘기는 이제까지도 없었는데 왜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나옵니까?
세부적으로 검토할 과제에서 나온 의견이요.
도대체 얼마가 부족한가요?
현실적으로 대학이란 도서관 시설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데 여기엔 도서비 예산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건 마지 못해서 세운거지.
그럼 돈이 더 있으면 되는거죠? 물론이죠.
그럼 돈만 있으면 책을 얼마든지 살 수 있으니깐, 5백만원이요. 그것도 모자란다면 돈을 더 구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기어코 청주상과대학 설립 신청서에 도장을 찍어주세요.
오차장께서 어렵겠다면 내가 직접 기어코 문기부장관을 만나야 되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러실 필요없습니다. 네?
설립기준에 맞추다 보니깐 다소 까다롭게 여기셨겠지만 김선생께서 이렇게 나오시니 저로서도 할말이 없네요.
인가를 내주겠다는거요? 물론이죠 두 형제분께서 하시는 일인데 인가를 안내줄 까닭이 어디있겠습니까 항상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두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고맙군요 우리 형님께서 이 소식 알게 되면 춤을 추시겠습니다. 멀하고 있어 이사람아. 어서 형님께 알려드리지.
그런데 정말 알다가도 모를일입니다. 두 형제분께서는 특별한 교육을 받으신 것도 아니고, 또 선진국에 여행을 하신 것도 아닌데 어떻게 육영사업에 눈을
뜨셨을까하는 점입니다. 요즘 같은 이기주의적이며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진정 애국자입니다.
그건 저나 저희 형님이나 마찬가지죠 다만 한가지는 분명해요.
뭡니까?
우리 형님이나 나는요. 남들처럼 거창하게 나라를 위해서 학교를 세우겠다는 그런 생각은 없었죠.
그럼 어떤 목적에서 입니까?
다 장사때문이죠.
장사라고요?
장사를 크게 하려면 사람이 있어야죠. 없으니깐 사람을 가르쳐서 써먹어야죠. 장사를 하고 사업을 하려면 역시 사람이 필요한 법이죠.
그러니 장사를 하게 된 것이 뭐 별다른 이유는 없었죠. 물론 그렇게 된 일이니 결과적으로는 나라를 위한 일이지 난 처음부터 애국자요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 저녁이나 먹읍시다.
아 아닙니다.
염려마세요. 그렇다고 우리는 명월관이다, 국일관이다 하는 일류 요정은 안가요 저녁먹는데 왜 그런데 갑니까 한일관으로 나오세요.
그래도 장안에서는 그 집 갈비탕이 그 중 맛이 좋아요. 이왕이면 국장님도 같이 나오셨으면 좋겠네요.
이건 결코 뇌물도 뭐도 아니죠. 우리 청주 상과대학 설립 신청서를 수락 해주시는거에 대해서 이 김영근이가 사비로 갈비탕 하나 대접하는데 뭔 죄가 될까요.
별 말씀을 다 예 나가죠.
꼭 나오셔야 하세요. 종로 한일관 아시죠? 그럼 전 이만.
갈비탕이라 확실히 그 양반 보통 인간이 아니야.

1965년
약 맛이 어때요?
순철이 더러 건너 오라고 했어? 예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낮부터 순철이를 기다리세요. 내가 할말이 있어.
나도 늙었나봐 눈도 약해지고 일어서면 사지가 흔들리고.
당뇨는 쉽게는 안 나아도 죽을병은 아니니깐 걱정 없대요.
아니야. 그게 아니야. 사람은 자기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법이야. 그리고 할 수 없을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나면 깨끗이 매듭을 지을줄 알아야 하고.
아버님 오늘은 좀 어떠십니까? 응 그저 그래 앉아.
아까부터 기다리고 계시다. 너한테 하실 말씀이 있으시대.
대성 국민학교를 부활시키는 공사는 잘되고 있습니다. 아버님 그렇게 되면 대성 학원 산하에는 대성국민학교, 대성여중, 대성여상, 청주상고 그리고 청주대학 이렇게 다섯 학교가 있는 셈이죠. 아버님 기쁘시죠? 제 생각 같아서는 이제 청주대학을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다.
종합 대학? 그럼 교사를 또 지어?
어머님 교사를 또 짓는건 아니고요. 여러 단과 대학이 모여서 종합대학으로 인가를 받게 되죠 서울에 있는 큰 대학들처럼.
응. 난 또 너희 아버지는 이날 이때까지 학교 짓는 일에만 매진 하시다가 병 나셨기에 하는 말이다 학교 짓는 일 신물난다.
어머니도 아버지가 못하시면 제가 하죠 어려울거 없어요. 니가?
그래. 순철아 니가 해 이제부터 니가 해 이렇게 얘기하려고 널 기다린거야.
순철아? 예
너 올해 내가 몇살인지 알어? 올 가을이 되면 곧 여든이 되십니다.
그래 오래도 살았지. 아직도 십년은 더 사실거에요. 뭘
모르는 소리 요즘 나는 내가 해낼 수 있는 일과 해낼 수 없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어. 순철아 내 건강이 나날이 달라지고 있다는걸 내가 알아 의사도 좋고 약도 좋지만 그게 아니야.
아버님.
끝까지 들어. 오늘부터 대성학원에 관한 일은 니가 다 맡아서해 알겠지.
아버님 하지만 아버님의 기쁨이자 보람은 학교 뿐이신데 아버님께서 그 일에서 손을 떼신다면 여러가지로 그러니 아버님 그냥 해나가세요. 제가 옆에서 얼마든지.
그냥 시키는대로 해.
아버님께서 더 하셔야 해요.
순철이 말이 옳아요. 임자는 멀 안다고.
순철아 다른 일 같으면 모르지만 이번 일은 그게 아니야. 내일 이제부턴 니가 다 맡아서 해 알겠지. 이제 대성국민학교가 부활이 되면 니말대로 우리 대성
학원이 비로소 한틀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대학을 종합대학으로 승격시켜야하고 대학원도 만들고 학교 교사 짓는 일도 확장시키려면 사람이 필요해.
지금까지는 애비가 해나갔지만 앞으로는 아니잖아. 애비는 늙었어 늙으면 지는거야 지다가 잠드는거야. 그러니 너한테 애비가 자식한테 일을 맡기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이제 우리 대성학원도 겨우 성인이 된 격이지 이제부턴 장정이 되고 늙어가 그러나 학교는 사람과는 달라 안 죽는겨 사람은 늙으면 죽어도 학교는 안 죽는거야. 우암산이 남아 있고 무심천이 흐르는한.
아버님.
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너한테 꼭 알려줄 것이 있다. 학교를 장사속으로 알면 안돼 돈벌려고 학교 할 생각하면 버려야돼.
세상 사람들은 이 김원근이가 구두쇠 노랭이라고 흉본다지만 돈 벌어 학교 지어 학생들 공부 시켜 그러니 벌어 놓은거 없어. 내가 벌은 재산은 너희한테
안물려줘.
저도 그런 각오로 있습니다.
그래. 물욕이 없어야 해 사람은 더구나 육영사업을 하는 사람은 애비 말 듣는거야?
순철아 똑똑하게 말씀올려.
아버님 명심 하겠습니다.
우리 순철이 잘할꺼야 참을성 있고 말이 없고 그러면서도 속에는 튼튼한 심지가 들어 있으니깐.
자 이젠 다 됐어. 내가 할일은 다 끝이났어. 오늘 조치원으로 사람을 보내서 이리로 오라고 해.
아니 왜요?
잔치를 벌려야지 잔치라니요.
순철이가 애비 뒤를 이어 대성학원 신임 이사장이 되었다는 사실을 세상에 발표하기전에 우선 우리 가족들끼리 알려야지.
아버지 아직 바쁘지는 않습니다.
난 바빠 어서 알려.
순철아 그렇게해. 아버지 말씀 들어 아버지 성질 몰라 한번 하신다하면 호랑이 콧수염도 뽑으실 어른이셔.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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