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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설】 비익조(比翼鳥) 연리지(連理枝)의 메타버스(Metaverse)적 인연(因緣)
카테고리 칼럼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였네
天長地久有時盡 천지는 영원해도 다하는 때 있겠지만
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수 없으리라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노래한 장편시 장한가(長恨歌)가 있다. 길고 긴 한을 노래한다는 작품의 끝부분에 나오는 비익조 연리지는 후대에 많은이들에게 절대적 인연의 대명사로 전해 오고 있다. 비익조는 이아(爾雅)에 나오는 전설의 새 이름으로, 이 새는 한 몸이 날개가 하나 눈도 하나의 반쪽이어서 하늘을 날 때는 똑같은 반쪽을 만나야만 볼 수도 날 수도 있다. 

 연리지는 수신기(搜神記)에 나오는 설화에서 유래를 찿아 볼 수 있다. 중국 전국시대 송나라의 대신 한빙(韓憑)과 그의 부인 하씨는 금슬이 좋은 부부로 소문이 자자했다. 어느 날 주색에 빠져 국정을 돌보지 않던 송나라 강왕(康王)이 하씨를 탐하여 남편 한빙을 감옥에 가두었다. 

 그러자 하씨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남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을 따라 세상을 떠나게 됐다. 크게 격노한 강왕은 두 사람의 합장묘를 못하게 하고 각자의 무덤을 만들어 서로 곁에 있어도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무덤에서 나무가 자라 가지와 잎이 서로 껴안듯 얽혀지며 뿌리까지 하나로 이어졌고 그 나뭇가지에는 머리는 둘이면서 몸은 하나인 자웅일체의 비익조가 날아들어 하루종일 서글피 목놓아 울었다고 한다.

 이에 비익조 연리지는 떼려야 뗄 수 없고 반쪽으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어 똑같은 반쪽을 만나야만 온전체가 되는 인연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는 오늘날에 비익조 연리지의 인연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인가. 어쩌면 비익조 연리지의 절대적 상호 의존 공존 인연은 현실과 가상의 결합이 현실 세계가 돼 그 안에서 상호 작용하고 활동할 수 있는 오늘날 메타버스(Metaverse)의 3차원 공간 플랫폼의 구현이라 할 수 있겠다. 하나로는 무엇도 할 수 없는, 무엇도 될 수 없는 비익조 연리지의 모습은 미래가 추구해야 할 소통과 융합의 상징으로 의미할 수 있겠다. 

 고장난명(孤掌難鳴) 한쪽 손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처럼 공부는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르쳐 주는 스승과 배우는 제자가 비익조 연리지의 인연체가 돼야 성취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지극 정성으로 주워진 인연의 물줄기를 잘 따라가야 한다.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지식의 상아탑 대학에서 우리 학생들은 어떠한 인연을 따라가야 하겠는가?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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