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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설】 文質彬彬(문질빈빈) 꾸밈과 본질이 적절히 어울려 빛나야 군자다!
카테고리 칼럼

子曰 質勝文則野요 文勝質則史니 文質이 彬彬然後에 君子니라 『論語』 「雍也篇」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質(본바탕)이 文(아름다운 외관)을 이기면 촌스럽고, 文이 質을 이기면 史(겉치레만 잘함)하니, 文과 質이 적절히 배합된 뒤에야 군자이다. 
 
 우리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이번 학기에 75개 강좌가 설강돼 진행되고 있다. 「고전한문의 인문학 산책」 과목에서는 논어 강독이 이루어지고 있다. 때마침 논어 제6편 옹야편을 읽고 있는데 옹야편 16장에 “子曰 質勝文則野요 文勝質則史니 文質이 彬彬然後에 君子니라”라는 구절을 읽으며 잠시 생각을 머물러 간다.

 논어는 공자의 언행록으로 그와 제자들 간의 문답을 통해 공자의 교육사상을 엿볼 수 있는 동양최고의 교육지침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文質彬彬(문질빈빈)에서 文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관을 의미하고 質은 본바탕 즉 내면을 의미하는 것으로 공자는 내면과 외면이 똑같이 조화의 빛을 이루어 彬彬해야 가히 군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군자의 의미를 요즘 세대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정의해 보자면 그 시대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사회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過恭非恭(과공비공: 지나친 공손은 공손이 아니다) 過禮非禮(과례비례: 지나친 예의는 예의가 아니다)라고 하여 지나친 것에 대한 경계의 가르침을 고전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菜根譚』에서는 “절약과 검소함은 미덕이지만 지나치면 천박하고 인색해져서 오히려 바른 길을 벗어나게 되고, 겸손과 양보는 아름다운 행실이지만 지나치면 아첨과 비굴이 되어 자신의 본심을 숨기고 책략을 꾸미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했다.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더도 덜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에서만큼은 문질빈빈이 되도록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누가 보든 안 보든, 누가 평가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내가 알고 내가 평가를 내리기에 내가 양심을 걸고 노력할 수 있는 영역인 것이다. 

 지난 추석 명절이 지났는데 아직 지나지 않은 생각이 있다. 요즘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어떠한 택배 물건이 배송됐는데 내용물과 포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화려한 포장이 성의 없이는 안 되는 일이라 인정해 준다 해도 내용물에 걸맞지 않는 화려한 꾸밈이 너무나도 많아 아연실색하기가 일쑤이다. 어쩌다가 이러한 문화가 만연하게 됐는지 냉혹하게 돌아볼 일이다. 

 공자께서는 당시에 제자들에게 이러한 치우침을 경계하시어 문질빈빈하라 하셨다. 배우는 자는 마땅히 넘치는 것이 있으면 덜어내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보충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래서 文과 質은 서로 이겨서는 안 되는 일인데 만약 내면이 외면을 이기게 되면 단맛이 맛은 받을 수 있고, 흰색이 채색은 받을 수 있는 것과는 같지만, 외면이 내면을 이겨 바탕을 없앰에 이른다면 이는 근본이 아주 없어지는 것이니 외면이라는 꾸밈이 있은들 어디에 쓸 수 있겠는가? 文과 質이 함께 조화를 이루지 못한 때에는 밖의 꾸밈보다는 내면의 견고함에 먼저 힘쓸 일이라는 것이다. 

 지난 명절에 멀리 계신 은사님께 인터넷 배송을 주문했었는데 송편 한 개 정도의 정성인데 얼마나 과대포장을 해서 도착 됐을까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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