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신문

전체기사

  • 청대신문
  • 전체기사
전체기사 상세보기, 제목, 카테고리, 내용, 파일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목 【독자투고】 러시아와 발레
카테고리 여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혼자 힘으로 가는 첫 여행이었다. 러시아 여행 중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마린스키극장에서 ‘돈키호테’라는 발레를 봤을 때다. 전공이 연극·영화학부인 만큼 발레를 예매하며 많이 기대했는데 러시아에서 본 발레는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아름다운 무용 선과 감정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표현하는 방식들은 나를 사로잡았다. 한 번의 발레공연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워 그날 이후 러시아 발레에 대해 더 찾아보게 됐다. 당시 여행이 매우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에 ‘러시아문화산책’이라는 강의도 수강하게 됐다. 수업을 들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역시 ‘연극과 발레’였다. 

 ‘연극과 발레’라는 수업 내용 중에서도 러시아에 발레가 유입되었을 때의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러시아에 발레가 처음 도입된 것은 군사 학교였다. 러시아 장교학교에서 발레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훈련의 한 방식으로 도입했다. 발레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전형적인 귀족의 예술이다. 러시아 장교들의 상당수가 귀족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 귀족 사회에 발레를 도입하려는 방안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따로 있다. 발레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전형적인 귀족의 예술이었으며 발레 후원의 중추는 프랑스 왕실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으로 왕실이 붕괴하면서 상당수의 무용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심지어 왕실 발레 아카데미의 운영도 중단됐다. 이 혼란 속에서 무용수들에게 새로운 무대가 된 곳은 바로 러시아였다. 러시아 왕실이 갈 곳 잃은 프랑스 무용수들을 본국으로 초청해 공연을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 발레는 이를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발레가 귀족예술이었다는 점에 생각이 많아졌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레를 보려면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4만 원 정도에 표가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0만 원 정도에 표가 판매되고 있다.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관람하기까지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이 아쉽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발레가 귀족예술에 속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든다. 우리나라에서도 발레가 영화나 연극처럼 쉽게 접하고 함께 감동할 수 있는 예술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다. 

 ‘러시아문화 산책’ 강의를 듣던 중 몰랐던 러시아의 문화를 배우면서 다음에는 모스크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즐거울 것 같다. 앞으로의 강의도 정말 기대된다. 
 
김민서<연출제작전공·3>
 
파일

담당자 정보